[Oh! 커피 한잔②] 민진기 PD가 밝힌 '써클' 닮은꼴 캐스팅의 비밀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7.11 09: 00

(인터뷰①에서 계속)  tvN '써클: 이어진 두 세계'는 5월 22일 첫 방송 때 2.9%(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어려울 거라는 우려에도 대단히 높은 첫 방송 시청률을 찍은 셈이다. 전체적인 시청률 파워는 아쉬울지언정 '써클'은 절대 실패한 작품이 아니다. 
◆"섣불리 추리한 걸 사죄하시더라고요"
시청률과 별개로 매회 화제성과 호평을 이끌었고 충성도 높은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정주행', '웰메이드'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는 이유에서다. 민진기 PD는 이 점을 두고 시청자들에게 크게 감사해했다. 

"SF 장르인데도 여진구 김강우에 대한 시청자들의 믿음과 사랑이 크구나 싶었어요. 한국 최초 시도라는 기대와 우려 사이 '한 번 보자'는 마음도 있으셨겠죠. 시청률이 더 나왔다면 좋았겠지만 장르물과 더블트랙이라는 생소함의 단점 안에서 도출해 낸 결과물이라 나름 선방했다고 생각해요."
"시청률과 직결되지 않은 우리만의 뭔가가 있었다고 봐요. 방송 중 실시간으로 추리하면서 맞다 틀리다 논쟁하는 시청자들이 많았거든요. 앞으로 드라마들이 추구해야 하는 쌍방 채널의 모델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11회 때 김우진(여진구 분)이 클론으로 2037년에 등장한 전개를 보고 한 네티즌이 디씨갤에 '작가 감독님 죄송하다'고 사죄의 글을 올리셨더라고요. 섣불리 추리한 걸 정중히 사과한다면서요. 재밌고 인상적인 반응이었어요(웃음)."
◆"알고 보면 닮은꼴 배우들이죠"
민진기 PD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꼼꼼히 모니터했다. 김준혁(김강우 분)이 김우진이 아닌 김범균(안우연 분)의 미래였고 교통사고로 죽은 뒤 복제인간이 된 김우진을 이용해 박동건(한상진 분)이 휴먼비의 회장이라는 점, 별-한정연-블루버드(공승연 분)의 정체 모두 '써클' 작가진이 심어둔 반전이었다. 그리고 이는 안방에 제대로 통했다. 
"숨기려는 우리들과 숨겨진 걸 찾으려는 시청자들 사이 밀당이 즐거웠어요. 박동건을 숨기려고 한상진 배우가 더 흘러가는 역할인 것처럼 연기했고 김준혁은 어렸을 적 우진이 즐겨하던 큐브를 자주 들고 있었죠. 전략적으로 위장한 거예요. 밀당하는 재미가 컸는데 그걸 또 알아채는 시청자들을 보며 놀라웠죠."
"하지만 힌트도 많았어요. 부제가 '이어진 두 세계'잖아요. 2017년 이선배(신주환 분)가 2037년 이현석 본부장(민성욱 분)이라서 닮은꼴 배우를 일부러 섭외했고요. 동수 역시 오의식 배우랑 닮은 아역을 캐스팅했죠. 범균이 아역 김예준이랑 김강우 배우, 우진이 아역 정지훈과 여진구도 닮지 않았나요? 나름 던져놓은 설정 떡밥은 다 회수했답니다 하하." 
◆"연기 잘하는 배우들과 함께해 영광이었어요"
그런 그에게 배우들은 고마운 존재다. 다소 어려울 법한 스토리를 쉽게 풀어주고 시청자들이 끝까지 몰입해서 볼 수 있게 만드는 건 PD와 작가는 물론 배우들의 몫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진기 PD는 핵심 캐릭터인 김강우, 여진구, 공승연, 이기광을 비롯한 전 배우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내비쳤다. 
"여진구는 21살인데 연기 내공은 그 이상이죠. 그가 가진 발성, 목소리, 깊은 눈빛, 액션을 대역 없이 소화하는 체력, 몸으로 연기하는 에너지 등은 대체불가예요. 현장에서 모니터 할 때마다 박수를 쳤죠. 김강우는 축적된 연기 에너지가 절제된 가운데 뿜어져 나왔고요. 절제된 오열신이 시청자들에게도 눈물 포인트가 됐어요. 꽃중년다운 잘생긴 얼굴도 멋지고요."
"공승연은 '내성적인 보스'에서 주연이 아닌데도 눈에 띄더라고요. 외계인 캐릭터라 갈색 눈동자가 참 마음에 들었어요. 완벽한 딕션과 감정 연기를 해줘서 고맙죠. 참았다가 이 대사에서 눈물 한 방울만 흘려 달라고 했는데 그걸 또 완벽하게 소화하더라고요. 앞으로가 기대가 돼요. 이기광은 어려운 이호수 캐릭터를 정말 잘해줬죠. 안정 케어 칩을 박고 있어서 아무리 힘들고 슬퍼도 울부짖을 수 없는 눈물을 훌륭하게 표현했어요. 이기광 배우와 이호수 캐릭터의 싱크로율도 잘 맞았죠. 창백하고 마른 얼굴요."(인터뷰③에서 계속) /comet568@osen.co.kr
[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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