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십센치로 드러난 그룹 존속의 어려움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7.07.10 11: 30

인디 듀오 십센치가 1인 형태가 됐다. 홀로남은 멤버 권정열의 팀 해체 과정 언급은 팀(그룹,밴드) 존속의 어려움을 일면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권정열은 10일 소속사를 통해 현재의 심경을 담은 글 전문을 공개했다.
권정열은 윤철종의 탈퇴에 대해 "지난 7월 2일에 저도 처음 들었다. 너무 당황스럽고 놀랐다"라고 전해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권정열은 "이런 불미스러운 소식을 이토록 예고없이, 배려없이 일방 통보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소속사 측의 글이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던 점 이해한다. 더 큰 상처를 드렸다"고 팬들에게 사과를 전했다. 

십센치는 2010년 '10cm The First EP'로 데뷔한 이후 '아메리카노', '그게 아니고',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 등을 히트시키며 가장 성공적인 인디 밴드 중 하나로 떠올랐던 바다. MBC '무한도전' 가요제 특집에도 출연, 메이저와 마이너를 넘나들며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렇듯 7여년을 함께한 팀을 탈퇴하는 것이 오랜동안의 논의가 아닌 갑작스런 통보라니. 팬이나 대중에게는 쉽게 납득되지 않는 것이 사실. 권정열은 "형은 탈퇴 의사를 6월말 처음 소속사 대표 형에게만 따로 밝혔다고 들었다"면서 "만류와 설득을 반복했지만 형은 확고했다. 형이 얘기하는 건강상 이유도 이해가 갔고, 개인적인 사정이 있는 것 같아 답답하지만 더 자세히 물어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십센치만의 이례적인 경우는 아니다. 사실 많은 팀이 계약 종료와 동시에 멤버들은 흩어지게 되고, 그 브랜드를 지키는 것은 회사의 몫이다. 팀워크는 일부 팬들이 갖는 일종의 환상일 수 있으며 그 존속여부는 상당 부분 비지니스와 얽혀있다. 
그러나 권정열은 스스로 브랜드를 지킬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저도 당연히 이제 10cm는 정리해야되는거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10cm를 깊은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해왔다. 고유의 음악을 창조해냈다. 행복하고 열정적으로 음악할 수 있었다"며 "팀을 정리하는 게 더 깔끔하고 쿨하게 보일 수 있고 저도 심정적으로 그렇게 느끼지만, 그것은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끝나는 건 생각해본적도 없고 안 멋있다. 더 진지하고 열심히 해나가기로 마음먹었다. 이게 최고의 대답이고 예의"라고 말했다.
더불어 "몇몇 분들이 추측해 주신 또 다른 이유들에 대해서는 절대로 아니라고 확실히 말씀드린다. 그런 생각들 하게 만들어서 다시 한번 미안하다"라고 덧붙이며 억측을 방지했다.
진짜 이례적인 것은 앞서도 언급했듯 팀 해체가 아닌, 이런 권정열의 심경글이나 행동일 것이다. /nyc@osen.co.kr
[사진]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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