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우완 심수창(36)은 배영수와 함께 팀 내 1군 투수 중 최고참이다. 박정진이 지난달 26일 무릎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됨에 따라 '투수 최고참' 타이틀이 붙었다. 야구계를 대표하는 '꽃미남'으로 유명한 심수창이지만 그만큼 세월이 흘렀다.
심수창은 "투수 최고참이 된 것은 처음이다. 기분이 진짜 이상하더라"며 "조금 더 책임감이 생기게 됐다. 어린 투수들이 많이 올라왔고, 잘해주고 있다. 고참으로서 안 좋은 모습을 보여줘선 안 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어린 후배들이 남긴 주자는 무조건 막고 싶다"고 말했다.
심수창의 의지는 경기력으로 잘 나타난다. 심수창은 올 시즌 33경기 38⅓이닝을 던지며 1승1홀드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 중이다. 지난 5월21일 엔트리에서 말소돼 열흘가량 재조정을 거쳤던 심수창은 6월 1군 복귀 후 한층 나아진 투구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6월 이후 1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20. 무엇보다 이 기간 한화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5경기에 등판, 구원 최다 19⅔이닝을 던지고 있다. 7회 강우콜드로 패한 9일 잠실 LG전에도 6~7회 2이닝을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이기고 있는 상황과 뒤지고 있는 상황을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오르며 불펜에 힘을 보탰다. 선발이 일찍 무너진 날에는 4회 그리고 2회에도 등판했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도 심수창에 대한 믿음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최고 구속이 146km까지 나올 정도로 구속이 올랐고, 볼끝에도 힘이 붙었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2군 가기 전과 비교하면 구위가 많이 좋아졌다. 유리한 카운트에서 결정구인 포크볼도 낮게 잘 구사한다"고 평가했다.
심수창은 "어떤 상황에서라도 나가라는 지시가 떨어지면 나가야 한다. 질 때든, 이길 때든 전혀 상관없다. 올해는 크게 소리 소문 없이, 있는 듯 없는 듯 가고 있다. 조용히 내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 어린 투수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게끔 뒤에서 돕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지난 2015년 시즌을 마치고 한화로 FA 이적한 심수창은 지난해 66경기(10선발) 113⅓이닝을 던지며 5승5패2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5.96으로 분전했다. 올해까지 2년간 99경기를 던지며 박정진(111경기)-송창식(110경기)에 이어 3번째 많은 경기에 나섰다.
화려하지 않지만 묵묵히 한화 마운드의 마당쇠로 분투하고 있는 심수창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