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이 18개의 세이브와 함께 전반기를 마감하고 후반기를 조준한다. 지난해 세이브 기록(19개)까지는 한 번의 마무리가 남아있다.
오승환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휴식을 취했다. 팀이 8회까지 6-0으로 앞선 상황이라 굳이 무리하게 등판할 이유는 없었다. 세인트루이스는 선발 랜스 린의 호투와 경기 초반 타선의 응집력에 힘입어 6-0으로 이기고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7월 초 집단 마무리 체제에 다소간 혼란이 있기도 했지만 지난 2경기에서 모두 세이브를 기록하며 다시 자신의 자리를 찾은 오승환이었다. 7일 마이애미전, 9일 메츠전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거뒀다. 오승환은 이로써 전반기 38경기 등판을 1승4패18세이브 평균자책점 3.54로 마감했다.
피안타율은 지난해 1할9푼보다 높아진 2할7푼까지 높아지는 등 고전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9이닝당 홈런 개수가 지난해 0.56개에서 올해 1.55개까지 올라왔다. 반면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11.64개에서 8.41개로 떨어졌고 탈삼진/볼넷 개수도 5.72개에서 3.45개로 떨어지는 등 전체적인 내용이 모두 나빠졌다.
최고의 활약을 펼친 지난해보다는 험난한 행보였다. 세인트루이스의 개막 마무리로 시작했으나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월 3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블론세이브 및 3실점을 기록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후에도 피홈런 이슈가 계속되며 4월 중순까지는 좀처럼 세이브 페이스에 탄력이 붙지 못했다.
5월 들어 11경기에서 6세이브,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하며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 듯 했다. 그러나 6월에는 피홈런 및 좌타자 문제가 대두되며 불안감을 남겼다. 6월 한 달 동안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73에 그쳤다. 이에 마이크 매시니 감독은 오승환을 비롯한 불펜의 '집단 마무리' 체제를 채택하며 오승환에게도 위기가 왔다.
하지만 오승환은 7월 들어 첫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하며 안정을 찾아갔다. 다른 투수들의 부진 속에 대안이 없는 세인트루이스는 다시 오승환을 신뢰할 수밖에 없었다. 오승환으로서는 적어도 자신의 입지를 다진 채 전반기를 마치는 소기의 성과는 얻었다. 변화구 구위 회복 등 몇몇 과제가 있지만 18개의 세이브는 내셔널리그 6위였다. 마무리 투수들의 수난시대 속에 최소한은 버텼다고 볼 수 있다. 후반기에는 치고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