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승의 파죽지세를 달리던 것이 불과 1주일 전이었다. 페이스를 끌어 올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2연속 루징시리즈였다.
롯데는 지난 4~9일까지 삼성과 SK를 상대로 벌인 6경기에서 2승4패에 머물렀다. 두 번의 시리즈 모두 1승2패의 루징시리즈였다. 앞선 한 주간 4승1무의 무패 주간을 만드는 등 6연승의 기세를 달렸지만 그 기세는 온데간데 없었다.
특히 롯데는 6연승을 달린 뒤 페이스를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조금은 무리하다고 할 수 있는 경기 운영을 펼쳤다. 조원우 감독은 이미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총력전을 선언한 터였다. 만약 이러한 운영이 승리로 연결됐다면,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문제는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는 것. 결국 결과론이 지배하는 영역이긴 하지만, 롯데는 쏟아부은 힘 이상의 후폭풍과 마주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됐다.
선발과 불펜의 엇박자가 긍정적인 결과로 매듭짓지 못한 원인이고, 총력전을 무색하게 만든 문제였다. 지난 주 송승준-애디튼-레일리-박세웅-김원중-송승준으로 이어졌던 선발진은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31(39이닝 10자책점)의 호성적을 남겼다. 7이닝 이상을 3차례나 소화하는 등 평균 6⅓이닝을 투구했다. 선발진은 더할나위 없이 제 몫을 해냈다.
그러나 선발진과 정 반대로 같은 기간 롯데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8.10에 그쳤다. 역전패는 2차례였다. 특히 지난 주 6경기 중 5경기가 모두 2점차 이내의 접전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불펜진의 부진은 뼈아팠다. 1이닝을 쉽게 넘어가지 못하는 불펜진이었다. 좌완 불펜의 부족으로 김유영은 지난 주 5경기를 연달아 등판하기도 했다. 결과는 앞서 언급했듯이 좋지 않다. 결국 윤길현과 장시환은 모두 부진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향후 불펜 운영도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곱씹어볼 점은 지난 주 롯데 선발진의 눈부셨던 이닝 소화력이 아이러니하게도 불펜진의 극심한 불안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선발진에게 어쩔 수 없이 1이닝 혹은 아웃카운트 1개를 더 맡겨야만 했던 것이 결국 불펜 때문이었다. 특히 박세웅의 최근 7경기 평균 투구수는 108.7개다. 이전까지는 없었던 110개 이상의 투구 수 경기도 무려 5차례나 됐다. 최근 평균자책점이 급상승하고, 장타 허용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 역시 투구수가 많아지면서 피로가 누적된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주전 야수진 역시 연이은 접전과 총력전의 여파로 체력적인 부담이 가중됐다. 특히 주전 포수 강민호는 모두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쓰고 출장했고, 롯데가 지난 주 치른 54이닝의 수비 이닝 중 52이닝을 책임졌다. 무릎과 허리, 어깨의 상태가 성치 않은 상황에서 다소 무리를 했지만, 결국 결과를 챙기지 못했다.
롯데 입장에서는 첩첩산중이다. 당장 직면한 위기를 넘어가고, 잡힐 듯했던 5강 권역을 노려보기 위해 총력전을 시도했지만, 결국 오버 페이스만 한 꼴이 됐다. 오버 페이스의 결말은 그리 행복하지 않다. 롯데의 총력전 후폭풍이 전반기는 물론, 후반기 남은 시즌까지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충분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