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LG 트윈스의 야구선수 이병규였습니다." LG 트윈스의 '9번'이 영원히 봉인됐다.
LG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이병규의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을 진행했다.
지난 1997년 LG에 입단한 이병규는 프로 생활 20년 중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2007~2009년) 시절을 제외하고는 17년을 LG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1997년 프로 데뷔 첫 해 타율 3할5리 151안타 7홈런 69타점 23도루로 평생 한 번 밖에 기회가 없다는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쥔 그는 1999년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선수로 최초로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일본 생활을 마치고 LG에 복귀한 이병규는 2011년 올스타전 MVP에 올랐고, 2013년 7월 5월 목동 넥센전에서는 최고령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하기도 했다.
2016시즌 후 은퇴하기까지 이병규가 남긴 성적은 통산 1741경기 2043안타 161홈런 972타점 147도루 타율 3할1푼1리.
LG는 KBO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이병규의 9번을 영구결번하기로 결정했다.
경기 전 팬 사인회를 비롯해, 은퇴식 기념 행사를 한 이병규는 데뷔 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운드에 오르며 시구로 경기 시작을 알렸다.
LG 선수단은 승리로 이병규의 은퇴를 빛냈다. 이날 LG는 양석환의 투런포에 힘입어 3-2로 7회 강우콜드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이병규의 '영구결번식'이 진행됐다. 오프닝은 '절친' 포지션의 임재욱이 열었다. 임재욱은 선수시절 이병규의 등장음악인 'Queen'의 'I was born to love you'를 불렀고, 팬들은 '이병규'로 응답했다.
이후 현역 시절 이병규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상영된 뒤, 이병규의 영구 결번식이 진행됐다. 9까지 세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축포가 터졌고, 이병규는 자신의 사인이 담긴 유니폼을 구단에 반납했다. 이후 LG의 손혁, 조성환 해설위원의 꽃다발 및 기념품 증정이 있었다. 그리고 이날 깜짝 손님이 이병규의 영구 결번을 축하했다. 바로 그동안 LG의 유일한 영구 결번 선수였던 김용수 전 LG 코치였다. 김용수 전 코치는 새로운 LG 영구결번자에게 꽃다발을 전하며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은퇴식 전 "울지 않아보겠다"고 다짐한 이병규는 결국 어머니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이날 영상 편지에 선수단 및 팬들의 은퇴 기념 영상 편지가 이어졌고, 마지막으로 이병규의 어머니 김순금 여사의 영상 편지가 나왔다.
훌륭하게 선수 시절을 마친 아들에게 편지를 남기던 영상 속 어머니는 눈물을 흘렸다. 묵묵히 이를 바라보던 이병규의 눈시울도 붉어졌고, 결국 영상이 끝난 뒤 어머니의 꽃을 받은 이병규는 눈물을 흘렸다.
이병규는 고별사에서 "저는 LG 트윈스의 야구선수 이병규였습니다"라며 선수 이병규로서 마지막 인사를 팬들에게 했다. 아울러 고별사를 통해 지난 20년의 프로생활을 되짚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함께 전했다.
고별사 후 '경기 개시 음악'과 함께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어나왔다. 투수 이동현을 비롯해 9명의 선수가 자신의 자리를 지켰고, 타석에는 이병규가 섰다.
이병규는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공은 지켜봤고, 헛스윙을 하기도 했다. 유쾌한 분위기 속 이동현과 승부를 펼친 이병규는 결국 투수 옆을 지나가는 중전 안타를 쳤다. 베이스를 돌면서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고, 마지막으로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이후 이병규는 마운드에서 선수들에게 둘러쌓여 헹가레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한 퀴 돌면서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손을 마주치기도, 고개를 숙이기도 하며 그동안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과 선수로서 작별 인사를 나눴다. 그렇게 LG의 마지막 9번은 위한 행사는 막을 내렸다. / bellstop@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