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경기 중 발생한 갖가지 불운들을 뚫어내는 집중력으로 전날 경기의 패배를 설욕했다.
롯데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접전과 재역전을 반복한 끝에 6-4로 신승을 거뒀다.
롯데를 둘러싼 불운의 기운들을 집중력으로 이겨낸 값진 승리였다. 이날 롯데는 경기 초반부터 불운들에 휩싸이며 경기를 치렀다. 1회말 SK 선발 박종훈의 제구 난조를 틈타 나경민과 손아섭이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3번 전준우의 타석. 전준우는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고 박종훈의 7구를 힘차게 받아쳤다. 풀카운트여서 자동적으로 런 앤 히트 사인이 나기에 1루와 2루 주자들은 모두 스타트를 끊었다. 그런데 전준우의 강한 타구가 SK 유격수 나주환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유격수 직선타. 1루와 2루 주자는 모두 다음 베이스까지 도달한 상태였다. 결국 주자들은 귀루하지 못했고, SK는 직선타를 처리한 뒤 2루와 1루 베이스를 차례로 포스아웃 시켰다. 이닝 종료. 롯데는 역대 67번째 삼중살의 희생양이 됐다. 롯데로서는 상대 선발의 제구난조를 틈타 대량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를 허무하게 놓쳤다.
이후 롯데는 2회말 이대호의 솔로포와 번즈의 적시타로 2점을 먼저 뽑았다. 하지만 SK의 추격이 거셌다. 3회초 노수광에 좌익수 희생플라이, 4회초 최정에 솔로포를 허용하며 2-2 동점을 내줬다.
4회초의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실책과 안타로 무사 1,2루 위기가 이어졌다. 그리고 SK는 나주환이 희생번트를 댔다. 그런데 이 타구가 절묘했다. 타구가 3루쪽 파울라인을 벗어날 듯하면서 3루수 황진수가 타구를 기다렸지만, 역회전이 걸리며 다시 페어지역 안쪽으로 들어왔다. 롯데에 무사 만루 위기가 찾아왔다. 결국 박정권에 우전 적시타를 얻어맞아 2-3으로 역전을 당했다. 롯데는 불운에 다시 한 번 고개를 떨궈야 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역전 이후 이어진 무사 만루에서 추가 실점은 막아냈다는 것. 이후 경기는 엎치락뒤치락 반복했다. 롯데로서는 득점 기회가 무산 되고 실점의 빌미에 모두 불운이 포함되어있다는 것이 다소 불쾌했다.
하지만 롯데는 이 모든 불운을 집중력으로 이겨냈다. 3-4로 재역전을 당하고 맞이한 7회말, 1사후 대타 최준석이 최근 부진을 씻고 안타로 출루했다. 이후 손아섭이 삼진으로 물러나 2아웃이 됐다. 그러라 롯데는 전준우의 좌전 안타로 기회를 이었다. 이때 1루 대주자 이우민이 타구가 외야로 느리게 굴러가고, 3루 베이스에 SK 야수진의 3루 백업 플레이가 늦은 것을 확인하고 3루까지 진출해 2사 1,3루를 만들었다. 이우민의 베이스러닝이 롯데의 득점 확률을 높였다. 결국 2사 1,3루에서 이대호의 좌익선상 적시 2루타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어진 2사 2,3루에서 김문호가 자신을 막기 위해 올라온 좌투수 박희수를 두들기며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롯데가 6-4로 역전에 성공했다.
결국 롯데는 전날(7일) 접전 끝에 8회 5-6으로 역전패를 당한 것을 설욕했고, 경기 내내 롯데를 힘들게 했던 불운들을 극복해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