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복덩이다. KIA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가 공수에 걸친 맹활약으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타이거즈 역사상 외인 첫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버나디나는 8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에 3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장했다. 버나디나는 5타수 4안타(1홈런) 4타점 4득점 1볼넷으로 만점활약을 펼쳤다. KIA는 버나디나의 맹활약에 힘입어 kt를 20-8로 눌렀다.
버나디나는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버나디나는 볼 두 개를 먼저 골라낸 뒤 세 차례 커트로 상대 선발 돈 로치를 괴롭혔다. 볼 하나를 더 골라낸 뒤 다시 파울. 결국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앞선 두 타자 합쳐 6구 만에 요리했던 로치는 버나디나에게 진을 뺐다. 비록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가치 있던 첫 타석이었다.
버나디나의 첫 안타는 1-0으로 앞선 3회 나왔다. 무사 1루서 우전 안타를 때린 버나디나는 1사 후 나지완의 3점포 때 홈을 밟았다. KIA 빅 이닝의 시작이었다. KIA는 이후 3안타(2홈런) 4사사구로 kt 마운드를 맹폭했다. 버나디나는 3회 한 번 더 타석에 들어섰다. 1사 1·2루 기회, 버나디나는 볼카운트 1B에서 로치의 2구를 받아쳐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2루주자 이명기가 홈을 밟으며 버나디나의 이날 경기 첫 타점. 버나디나는 후속 최형우의 중전 안타 때 2루를 밟은 뒤 나지완과 서동욱의 연속 볼넷으로 홈까지 점유했다.
타점은 4회 먹어치웠다. 버나디나는 13-0으로 앞선 무사 1·2루서 네 번째 타석을 맞았다. 버나디나는 우중간 완전히 가르는 2루타로 주자 두 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이어 서동욱의 적시타 때 홈을 또 한 번 밟았다.
버나디나는 6회 선두타자로 나서 주권을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때려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만큼 큰 타구였다. 위즈파크 우익수 뒤편 2층 관중석에 꽂히는 대형 홈런이었다. 시즌 15호. 비거리는 130m였다.
수비에서도 빛났다. 버나디나는 17-5로 앞선 1사 1·2루서 정현의 우전 안타성 타구를 잡아냈다. 날카로운 타구는 우익 선상 근처에 떨어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버나디나의 글러브가 더 빨랐다. 물론 점수 차가 이미 넉넉했던 상황이지만, 타구가 빠졌다면 2루주자는 물론 1루주자도 홈을 노려볼 타구였다. kt 위즈파크 3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KIA 팬들 모두 버나디나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날 경기로 버나디나는 시즌 15홈런-19도루를 기록하게 됐다. 5홈런과 도루 한 개를 추가하면 20-20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사상 20-20 클럽 가입은 총 7차례 있었다. 이종범이 세 차례, 홍현우가 두 차례 기록했지만 외국인 선수 중에는 아무도 없다. 버나디나가 20-20 클럽 가입에 성공한다면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최초가 되는 것이다.
KIA 역사상 손에 꼽을 호타준족 외인. 버나디나는 그 위업을 눈앞에 뒀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