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알쓸' 시뮬라크르"..5人5色 이야기꽃의 원천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7.07.08 13: 30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알쓸' 시뮬라크르(이야기의 원본이 무엇인지 잊어버리는 현상)가 있기에 잡학박사들의 대화가 끊이지 않고 담론으로 확장이 된다. 웃고 떠드는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단순한 지식의 나열이 아닌 사회적 시사점까지 제공하고 있는 '알쓸신잡'. 이게 바로 시청자들이 이 '인문학 예능'에 열광하는 이유가 아닐까.
지난 7일 방송된 tvN 예능 '알쓸신잡' 6회에서는 공주, 부여, 세종을 여행한 뒤 그곳의 문화, 역사, 과학, 미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MC 유희열과 잡학박사 유시민, 황교익, 김영하, 정재승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잡학박사들은 무령왕릉에 대해 이야기하다 조선시대 성리학에 대해 언급했다. 이상향에 대해서만 집착하던 성리학 때문에 기술의 발전이 더뎌지고 사회적 인센티브에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이에 유희열은 "그런 문화가 남아서 아직 돈 이야기를 하는 게 꺼려지나 보다"고 거들었고 황교익은 "반말과 존댓말의 구분이 한국사회가 민주화로 가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듣던 정재승은 현실화 문제를 지적했고, 유시민은 독일에서의 에피소드를, 김영하는 한국말이 지닌 호칭에 대한 문제점을 거론해 언어 속에 담긴 그 나라의 문화와 사회적 영향력을 다시금 깨닫게 했다.
특히 재밌었던 점은 한창 토론을 벌이던 중 유희열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라고 질문을 던졌을 때다. 이야기꽃을 피우던 잡학박사들도 어리둥절해하는 모습이 폭소를 유발한 것.
제작진은 '알쓸 시뮬라크르'라는 자막을 띄워 이해를 도왔고, '알쓸신잡'이 단순한 수다로 시작해 담론으로까지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던 데에는 바로 이 점이 크게 작용했음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동안 젠트리피케이션, 동학농민운동과 같이 그냥 지나쳤던 사회적 이슈나 역사적 사실을 현재의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로 확장시켜 웃으며 공부하는 유일무이한 '인문학 예능'으로 성장한 '알쓸신잡'.
시청자들은 이들의 짜릿한 수다 타임에 매회 자체최고시청률이라는 선물을 안기며 화답하고 있다. 이에 갈수록 5인방의 케미가 빛나고 있는 '알쓸신잡'이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벌써 이목이 쏠린다. / nahee@osen.co.kr
[사진] '알쓸신잡'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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