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레전드 이병규(43,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는 오는 9일 잠실구장에서 한화-LG전이 끝난 후 은퇴식을 갖고 그의 배번(9번)은 영구 결번된다. LG 팬들과 공식적인 작별의 자리다. LG 구단은 성대한 은퇴식을 준비했다.
1997년에 입단, LG 유니폼을 입고 17시즌을 뛴 이병규에게 플레이 스타일에서 자신을 닮은 후배 선수나 자신을 닮아줬으면 하는 후배를 꼽아달라고 했다.
'제2의 적토마'로 어떤 선수가 될 수 있을까. (이병규가 남긴 대단한 기록들을 따라갈 선수를 기대한 것이 아니라 잠실구장에서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이병규의 플레이를 닮은 선수가 뛰었으면 하는 바람이 섞인 질문이었다)
LG는 2~3시즌째 야수들의 리빌딩 과정에 있다. 박용택, 정성훈, 정상호 등을 제외하면 풀타임 2~3년차, 20대 후반 선수들이 선수단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질문을 받은 이병규는 "지금 LG의 젊은 야수들이 잘 하고 있다. 내가 한 명을 꼽기는 조금 그렇다"고 선뜻 대답을 하지는 못했다. 팀을 떠난 상황에서 말을 하는 것이 조심스럽기도 하고, 후배에게 부담을 줄까 걱정하는 마음이었다.
그러면서도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이병규는 "이형종이 열심히 하더라. 안익훈이는 파워만 조금 부족할 뿐이지 다방면에 재능이 있다"고 칭찬했다. 3년 전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이형종은 올해 타자로서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이병규의 별명 적토마를 본 딴 '광토마'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병규가 꼽은 닮은꼴 플레이어는 '이천웅'이었다. 그는 "내 스타일과 닮은 선수를 그래도 꼽는다면 이천웅이 가장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나랑 같은 왼손 타자이고, 파워와 수비, 주루 모든 면에서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병규가 선수 시절 보여준 플레이 스타일은 정교한 컨택 능력과 두 자리 숫자 홈런도 치고, 2루타를 많이 칠 수 있는 중장거리 타자. 빠른 발도 지녀 기동력도 갖춘 선수였다.
2011년 육성 선수로 입단한 이천웅은 군 복무를 마친 후 2016시즌 양상문 감독의 눈에 들어 출전 기회가 늘어났다. 지난해 103경기에 출장하며 2번타자로 타율 2할9푼3리를 기록했다.
올해는 시즌 초반 발바닥 부상으로 한 달 넘게 결장했지만, 7일 현재 35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2푼7리(101타수 33안타)를 기록 중이다. 발전 가능성은 많다.
이병규는 이천웅에 대해 "아직 경험이 적어서 그렇지만, 점차 경험치가 쌓인다면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 줄 것으로 믿는다"며 "이천웅 뿐만 아니라 이형종, 채은성, 양석환, 안익훈 등 젊은 야수들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조금 시간이 지난다면 이들이 중심이 되어 LG가 더 강한 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후배 사랑을 드러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