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꿈이 현실로" 이해창이 그리는 첫 올스타전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7.07 11: 03

"2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했는데…" 데뷔 후 처음으로 '별들의 축제'에 초대받게 된 이해창(30·kt)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지난 2010년 넥센에 입단한 이해창은 2014년 방출됐다. 1군에서 뛴 경기는 2011년 14경기가 전부였다. 이해창은 방출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kt 입단 테스트를 받아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2015년 정식선수가 됐지만, 1군 출장 기록은 5경기에 그쳤다.
좀처럼 1군 무대에 나서지 못했던 이해창은 지난해 장성우가 출장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기회를 받기 시작했다. 특유의 파워와 성실함을 앞세운 그는 지난해를 88경기 타율 2할3리 6홈런 22타점으로 마쳤다. 특히 9월 7일 대구 삼성전에서 3홈런을 때리는 등 강력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해 활약을 발판삼아 올 시즌 장성우와 함께 팀의 안방을 지키기 시작했다. 64경기에 나와 기록한 성적은 타율 2할4푼8리, 5홈런 24타점. 
지난해 좋은 기억이 있던 대구에서의 활약도 이어갔다. 5월 24일 대구 삼성전에서 연장 10회초 만루 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끈 데 이어 다음날에도 2루타와 홈런을 날리며 활약했다.
갈 때마다 좋은 기억을 안겨줬던 대구는 이번에는 자신의 꿈을 이뤄준 곳이 됐다. 이해창은 지난 5일 감독추천선수로 드림 올스타에 선정되면서 생애 첫 올스타전 출장을 앞두게 됐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프로 생활. 이제 한 팀의 주전 선수가 됐지만, 이해창에게 이 모든 상황은 꿈만 같았다. 그는 "정말 뽑아주셔서 감사하다. 2014년에 방출되고 kt에 입단한 뒤에도 2군에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이렇게 올스타전에 나가게 될 지는 상상도 못했다. 올스타에 뽑혀서 정말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그는 "한편으로는 올스타전은 누가봐도 A급 선수들이 모이는 자리인데, 나는 아직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서 걱정도 된다"면서 "다음에는 꼭 남들은 물론, 나 스스로도 인정할 수 있는 올스타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별들의 축제'라는 수식어답게 이번 올스타전에서도 각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나온다. 이해창은 "예전부터 올스타전 분위기를 한번 느껴보고 싶었다. 과연 최고의 선수들은 모여서 어떤 대화를 하는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라며 "올스타전에 나가는 선수는 다 잘던지는 투수인데, 전부 다 공을 한 번씩 받아보고 싶다. 어떤 것이 좋고 또 마운드에서는 어떨지 다 궁금하다. 마음 같아서는 투수들이 팔 풀 때 불펜에서 공을 받아보고 싶기도 하다"고 눈을 빛냈다.
한편으로는 걱정도 앞섰다. 길었던 2군 생활로 현재 1군에 있는 선수들과는 교류가 많지 않았던 만큼 그는 "입단은 2010년이지만, 지난해부터 1군에 조금씩 나온 만큼 2년 차 선수와 다를 것이 없다. 그래서 아무래도 가면 겉돌 것 같았는데, (박)경수 형이나 (김)재윤이, 피어밴드 등 팀의 가까운 선수들과 같이 나가서 다행"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대선배' 이승엽과의 만남도 이해창에게 큰 기대를 안겼다. 무엇보다 이승엽은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 상황. 이승엽은 올 시즌에도 16개의 홈런을 치는 등 꾸준한 기량을 선보이면서 드림 올스타 지명타자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팬과 선수단 투표 결과 총점 54.41점(전체 3위)을 받으면서 이승엽은 개인통산 11번째이자 마지막 올스타전 출장을 앞두게 됐다.
이해창은 "이승엽 선배님이 마지막 올스타전인데 같은 드림 올스타로 나서게 된다. 특별히 질문은 드리지 안더라도 그냥 인사를 드리고, 같이 벤치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을 것 같다"라며 "이제 첫 올스타전 유니폼이 생기고, 내 이름이 박혀있을텐데, 그 아래 이승엽 선배님의 사인을 받을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첫 올스타전 풍경을 머릿 속으로 그리던 이해창은 '초대 손님'도 정했다. 바로 가족이다. 2013년 결혼한 그는 세 살짜리 딸을 두고 있다. 딸과 나란히 올스타전 그라운드에 서 있는 모습은 이해창이 프로 생활을 하면서 꾸준히 머릿 속에 그렸던 모습이다. 그리고 이제 불과 며칠 뒤면 자신이 1년 전 그렸던 그 장면을 현실에서 마주하게 된다.
이해창은 "지난해 구단 자체 인터뷰에서 앞으로 꿈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있었다. 그 때 올스타전에 나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항상 올스타전을 보면 딸과 함께 나서는 선배들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고, 언젠가 나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라며 "이제 딸이 세 살인데 걸어다닌다. 그동안 꿈만 꿨던 것을 진짜로 할 수 있다니 너무 행복하다"고 활짝 웃었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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