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원종현(30)의 커리어는 역경과 희망이 공존하는 시간들이었다. 2006년 LG 입단했지만 4년 뒤 방출됐고, 2011년 신생팀 NC의 트라이아웃을 거쳐 필승조까지 자리 잡았다. 하지만 행복의 시간도 잠시. 2015시즌을 앞두고 대장암 판정을 받으면서 선수 생활의 위기가 닥쳐오기도 했다. 그러나 원종현은 병마를 이겨내 다시 마운드로 돌아왔고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을 거쳐 올 시즌에는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원종현은 지난 5일 올스타전 감독 추천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나눔팀 소속으로 생애 첫 올스타전 출장의 기회를 잡았다. 올스타전 나눔팀 사령탑인 김경문 NC 감독은 “오랫동안 꾸준히 활약한 투수였다. 아직 올스타에 선정된 적이 없기에 추천했다”면서 원종현을 올스타로 추천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원종현은 “그동안 막연했던 올스타전이었다. 나도 한 번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NC로 오고 나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다보면 언젠가는 올스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올스타가 돼서 영광이고 기분이 좋다”며 첫 올스타에 선정된 소감을 밝혔다.
원종현 개인적으로도 ‘별들의 무대’에 나서게 된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지금 야구를 한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다. 특별히 목표를 정해두고 야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편안하게 하려고 한다. 야구 자체를 앞으로도 소중히 여기고 이를 지켜나가도록 노력한다면 올스타 외에도 더 좋은 일들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 한다”고 말했다.
현재 NC의 필승조로 활약하며 올스타로 선정된 원종현이다. 경기 중후반 승부처에서 NC 벤치는 원종현에 언제나 믿음을 표시하고 있다. 40경기에서 3승2패 17홀드 평균자책점 2.88의 기록은 이를 증명한다. 팀의 허리를 맡고 있는 만큼 부담스러운 상황도 감내해야 한다. 그는 “언제나 나갈 준비를 하고 있고, 긴장하고 있다. 많이 던지는 것에 대한 부담이나 팔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책임감을 보이기도 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닥쳐올 환경의 변화들도 이겨낼 준비가 되어 있다. 그는 “내가 빠른공을 던지는 것을 상대들도 다 알고 타석에 들어선다. 구위가 좋은 날고 있고 좋지 않은 날도 있다. 그렇기에 지금은 볼배합을 다르게 생각하면서 변화를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방출의 설움과 예상치 못한 병마와도 싸웠다. 이후 스스로의 노력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리그에서 손꼽히는 구원 투수로 거듭났다. 그렇기에 지금의 자리는 더욱 소중하다. 순탄치 않은 선수 생활을 펼친 그가 올스타전에서 던질 공 하나에 담겨질 메시지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2군 선수들이 아무리 절박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날이 올 것이다.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후배 선수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