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야할텐데…."
지난 6일 kt wiz와 두산 베어스가 팀간 8차전 맞대결을 앞둔 잠실구장. 이날 경기시간 약 1시간 30분 전부터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기상청 예보에도 없던 갑작스러운 비. kt 김진욱 감독은 조금씩 내리는 비에 "빗소리가 참 아름답다"고 운을 뗐다.
6일 기준으로 80경기를 치른 가운데 kt는 27승 53패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에는 5연패에 빠지면서 흐름이 더욱 좋지 않다. 팀 평균자책점도 7.62로 높았던 가운데 팀 타율도 2할4푼9리로 10구단 중 가장 낮았다.
무엇보다 노련한 고참급 선수들도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주장 박경수는 몸 상태가 100%가 아닌 상황에서 타율 2할5푼을 기록하고 있고, 유한준은 2할3푼1리로 주춤하다. 여기에 이대형도 타율 2할2푼2리로 초반보다 타격감이 많이 떨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진욱 감독은 "고참급 선수들이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부담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하며 "그래도 이 선수들은 지금껏 잘해온 노하우가 있는 만큼 앞으로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진욱 감독이 믿음은 확고했지만, 전반적으로 팀 기세가 가라앉은 만큼 kt로서는 한 번 쉬어가며 팀을 재정비할 시간은 필요했다, 김진욱 감독은 "연속적으로 내리면 경기 감각을 걱정해야 하는데, 오늘은 비가 내리면 좋을 것 같다"고 내심 한 차례 쉬어가기를 희망했다.
더욱이 이날 두산의 선발 투수는 더스틴 니퍼트. 니퍼트는 kt를 상대로 통산 8경기에 나와 6승 무패 평균자책점 2.23으로 전승을 달리고 있다. kt로서 니퍼트는 부담스러운 상대인 만큼 피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김진욱 감독은 "사실 상대가 누군지는 상관이 없다. 오늘 상대의 선발 투수가 니퍼트고, 다음 상대가 KIA라는 것을 의식하기보다는 다만 이번 비로 잠시 쉬어가면서 선수들이 좀 더 편하게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며 당부했다.
김진욱 감독의 간절한 바람은 통했다. 조금씩 내리던 빗줄기는 점차 굵어져 폭우로 변했고, 결국 경기는 개시되지 못하고, 순연 결정이 내려졌다.
모처럼 내린 단비에 kt는 1위 KIA와의 주말 홈 3연전을 좀 더 여유롭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