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커피 한 잔①] 강유미 "'개콘', 권위적 질서 없어져..다소 침울한 분위기"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7.07.08 07: 59

강유미가 KBS 2TV '개그콘서트'에 돌아왔다. 이는 무려 8년만에 '친정'으로 복귀한 강유미는 지난 2일 방송분부터 '봉숭아학당'에 출연하며 많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그간 'SNL'과 '코미디 빅리그' 등에서 활약했던 그가 돌연 '개그콘서트'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900회 특집을 하고서 작가님이 이참에 돌아와라고 하셨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제안이라 깜짝 놀랐었다. 근데 예전에 잘했던 이미지가 있고 그렇게 기억해주시는데, 괜히 나왔다가 망칠 수 있으니까 부담감이 커서 자신 없다고 거절했었다. 작가님이 재차 설득하시기를 단지 그걸 기대하는 게 아니라 후배들 곁에 있어주면 된다고 하시더라. 사실 부끄러운 말씀이지만, 저는 생계형 방송인이라서 언제까지나 저를 찾아주는 프로그램을 거절하기는 힘든 처지다. 900회 특집 때 올드 멤버들이랑 코너를 하니까 '과거뽕'에 취하더라. 회식하면서 김대희 선배한테 '선배 하면 저도 할 거다' 했는데 선배 하신다고 하니까 그쪽으로 마음 또 쏠렸다."
현재 '개그콘서트'는 부진한 시청률과 낮은 화제성 등의 과도기를 겪고 있는 상황. '개그콘서트'를 떠나있었다고는 하지만, 대한민국의 개그우먼이자 '개그콘서트'에 몸담궜던 일원으로서 이러한 상황이 누구보다 안타깝기도 했을 터.

"'SNL'이나 '코미디 빅리그' 하느라 바빴지만, 여론을 대충 알고 있었다. 많이 재미없어졌다는 말을 듣고 있는 건 알고 있었는데 선배로서 너무 안타깝다. 그러면서도 솔직히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심정이었다. 와보니까 발등에 불 떨어진 느낌이다. 워낙 유튜브나 개인 방송, 케이블이 늘어나고 있는 와중, 공중파로서 힘든 점이 많을텐데 그 와중에 나름대로는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버텨줘서 7~8%라도 나와주지 않았나 싶다."
현재 KBS를 제외한 지상파 방송국은 기존에 있던 코미디 프로그램을 폐지한다고 밝혀 많은 개그맨들의 반발을 샀었다. 그중에서도 유일하게 현존하고 있는 tvN의 '코미디 빅리그'나 'SNL', 그리고 KBS '개그콘서트'를 모두 경험한 강유미는 두 방송사 코미디 프로그램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SNL'은 트렌드에 굉장히 집착한다. 최신 기사나 드라마, 영화 아이템을 항상 체크해야했고 '코미디 빅리그'는 승부가 있으니까 조금이라도 더 웃길려고 발버둥치고 최선을 다해서 하는 느낌이 있었다. 그런 것들을 다 경험을 해보고 '개그콘서트'에 오니까 아무래도 남녀노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코빅에서 예전에 '조또', '시팔로마' 라고 했는데 여기서는 '워워'하더라. 수위면에서도 아무래도 조금은 고민을 해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 트렌드를 반영하기에는 생방송도 아니고 고민할 부분이 조금 더 있지 않을까 한다."
강유미는 꽤나 오랜 시간 동안 '개그콘서트'를 떠나있었던만큼 '개그콘서트'의 내부적인 변화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개그콘서트'는 엄격한 위계질서를 가진 것으로 잘 알려졌었는데 강유미가 막내일 당시보다 훨씬 완화된 분위기가 됐다는 것.
"솔직히 말하면 예전에는 권위적인 분위기가 있었다. 개그하기 좋은 환경이 된 것 같다. 선후배간의 과한 위계 질서도 많이 완화되지 않았나 싶다. 그런 말 하기에는 연차가 쌓여서 막내들의 사정을 정확히 모르겠지만, 느껴지는 공기를 봤을 때는 전반적으로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편으로는 아무래도 조금 침울해하는 느낌이다. 워낙 많은 분들이 '죽어라'하는 분위기니까. 다들 '개그콘서트'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어떤 질타가 향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막 화기애애하고 예전의 시끄럽고 기가 흘러넘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이제는 김대희 다음으로 두번째 서열이 되어 어깨가 무겁다는 강유미. 그만큼 부담도, 의지도 남다른 강유미가 '개그콘서트'에 임하는 새 각오를 전했다. "솔직히 프로그램을 지켜야 겠다는 사명감은 저한테는 과한 말인 것 같아요. 그냥 저는 저한테 기대를 걸어주는 제작진의 마음이 너무 감사했고, 저한테 일말의 기대를 걸고 찾아준 게 감사해요. 그냥 제가 맡은 꼭지에는 최선을 다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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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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