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나 돈 많아요"...‘라스’ 이효리, 자랑 아닌 배려였다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7.06 09: 15

 솔직하고 당당하고 털털한 이효리, 걸크러시 매력은 여전했다.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모습은 물 만난 고기. 이상순과의 만남부터 결혼, 과거 남자친구들과의 연애 방식, 잘나갔지만 심적으로 힘들었던 당시 등을 거침없이 털어 놓으며 가식 없는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의 솔직함이 부담스럽거나 불편하지 않았던 이유는 간단하다. 꾸밈과 과장이 없었고, 이야기에는 속 깊은 생각과 듣는 사람을 배려하는 따뜻한 구석이 있었기 때문.
이효리가 지난 5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 밝힌 이야기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컷은 자신의 제주 라이프를 보며 부러워하는 사람들을 향해 “나는 돈이 많다. 돈이 많으면 편하게 살 수 있다”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이었다.

이 워딩 만을 단편적으로 본다면 네티즌들이 불을 켜고 달려들 일. 하지만 이는 일종의 배려였다. 혹시라도 자신의 모습을 보며 혹시라도 자괴감을 느끼거나 불편했을 사람들을 위한.
상황은 이렇다. 이날 JTBC ‘효리네 민박집’을 통해 재조명 받고 있는 이상순의 매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자상하고 따뜻한 남편이라는 호평이 이어지자 이효리가 말을 꺼낸 것.
이효리는 “돈 안 벌고 편하면 그렇게 잘 살 수 있다. 민박집 방송을 보시고 '저 부부 부럽다', '어떻게 서로 잘 하지?'라며 자괴감을 느끼시는 분들도 계시더라. 사실 그 부분이 가장 걱정 됐다”고 말했다.
이어진 이야기가 핵심이다. 그는 “맞벌이 부부가 회사에서 시달리고 얼굴을 보면 좋은 소리가 안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당신은 왜 이렇게 안 해주냐’고 하면 안 된다. 그러지 말고 하루 종일 일하고 돌아온 가족을 생각해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자신은 고등학교 때부터 가정을 위해 열심히 일했고, 20년 동안 집안의 가장으로 살았던 이야기를 함께 전하기도.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상순에 대한 불만을 쿨하게 덧붙이며 자신도 늘 행복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것. 이 역시 심심한 위로이자 배려였다. 이효리는 “남편은 나니까 잘 맞는 거다. 어디 매일 놀고, 기타치고, 아무도 없는데서 디제잉이나 하고.. 난 그래도 괜찮다. 돈이 많지 않나. 오빠도 본인이 쓸 만큼 벌지만 열정적으로 가족을 위해 일을 해야 겠다라는 것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또 "집안일도 잘 도와주고 나를 잘 케어해주지만 가끔 내가 앨범도 내려하고 열심히 살려고 할 때 '편하게 살아', '내려놔'라고 한다. 속도 모르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이효리는 "난 그만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20년 동안 집안의 가장으로 살았다"라고 토로했다.
당당함과 솔직함 속 배려. 이효리가 진정한 걸크러시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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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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