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에 버스 선물’ 양현종, 선행도 특급 스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7.06 05: 50

KIA 토종 에이스 양현종(29)의 남모를 선행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모교에 통 크게 최신형 버스를 선물했다. 후배들을 위한 따뜻한 마음, 그리고 지금껏 자신이 받은 사랑을 다시 돌려주려는 훈훈한 마음씨를 느낄 수 있다.
양현종은 지난겨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체결한 뒤 자신의 뿌리인 모교를 생각했다. 비록 여러 사정상 1년 계약이었지만 어쨌든 FA 계약도 체결했다. 모교와 후배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왕 그런 결심을 한 것, 무엇이 필요한지를 먼저 물었다. 의논 결과 양현종은 이색 선물을 하기로 했다. 바로 야구부 후배들이 타고 다닐 전용 버스였다.
FA 자격을 체결한 선수들, 혹은 고액 연봉자 선수들이 모교를 위해 금전이나 장비로 도움을 주는 경우는 이전에도 몇몇 있었다. 그러나 양현종처럼 ‘버스’를 선물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모교 버스가 노후화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양현종은 흔쾌히 지갑을 열었다.

버스 비용은 일반인들의 예상보다는 비싸다. 한 구단 관계자는 “프로선수들이 타는 버스는 대당 2억 원 정도 한다”고 귀띔했다. 양현종은 고교 선수들이 타는 버스지만 거의 프로급 시설이 완비된 버스를 구매했다. 1억7000만 원 정도가 든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는 일반 승용차처럼 대량의 수요가 있는 것은 아니라 사실상 주문 제작이다. 이에 시간도 6개월이나 걸렸다. 겨울에 주문한 버스가 이제 동성고에 도착하는 것이다.
양현종은 이와 같은 사실을 알리기 꺼렸다. 생색을 낼 생각은 전혀 없었다. 양현종은 이 사실이 밖으로 알려진 것을 부담스러워 하면서 “가장 필요한 것이 오래된 야구부 차량 교체라고 하더라. 후배들이 좋은 차를 타고 다니면서 편하게 이동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경기력에도 영향을 주는 문제인 만큼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동성고 선수들은 이동하며 ‘양현종 정신’을 되새길 전망이다. 프로구단 버스의 교체 주기는 보통 2년이다. 짧은 것 같지만 이동거리가 길어 2년이면 주행거리가 10만㎞에 이른다. 안전이 최우선이라 바로 교체한다.
다만 고교야구의 이동거리는 그렇게 길지는 않다. 관리만 잘 한다면 프로구단보다는 훨씬 더 오래 탈 수 있다. 어찌 보면 가장 적합한 선물일지도 모른다. 기부금은 사실 어디로 새는지 잘 모른 채 언젠가는 고갈된다. 장비보다는 수명을 다하면 역시 사라진다. 하지만 버스는 그보다 더 오래 활용하기 마련이다. 또 후배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다. 버스가 운행을 멈출 때까지 양현종의 마음씨는 모교에 오래오래 전달될 것 같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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