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짝 뒤에서 여유롭게 보려고 했다." 5경기 5할. 매서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닉 에반스(31·두산)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타격 비결에 대해서 설명했다.
올 시즌 에반스는 72경기에 나와 타율 2할9푼5리 15홈런 4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한화 로사리오(타율 0.318, 21홈런) KIA 버나디나(타율 0.312, 14홈런)에 비해서는 확연히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최근 성적만 놓고 봤을 때 에반스는 그야말로 '효자 외인' 그 자체다.
최근 10경기에서 에반스가 기록한 성적은 타율 3할8푼9리(36타수 14안타). 최근 5경기에서는 타율 5할(16타수 8안타)로 더욱 매서웠다. 특히 6월 30일 대전 한화전부터 7월 4일 잠실 kt전까지는 3경기 연속 홈런포를 날리기도 했다. 6월 15경기에서 타율 2할5리로 부진했던 모습은 완벽하게 사라졌다.
슬럼프를 극복하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에반스는 "루틴은 변함없이 똑같이 하고 있다"며 "다만 공을 보는 능력이 최근 들어 더 좋아진 것 같다. 이 외에는 특별한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특별한 기술적인 변화는 없었지만, 생각의 전환은 있었다. 에반스는 "조급함을 버렸다"고 운을 뗐다. 그는 "빠르게 승부를 보기보다는 한발짝 뒤에서 여유롭게 보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선다"고 설명했다.
에반스는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컨디션이 좋으면 모든 공을 다 칠 수 있을 것 같고, 실제로 다 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러다가 나쁜 공에 배트가 나가게 되고, 타격이 흔들리면서 슬럼프에 빠지곤 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서 그는 "타석에 들어설 때 딱 한 가지만 생각하고 있다. 아무 공이나 배트를 내지 않고 정말 좋은 공에만 휘두르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쳐야할 공을 흘려보내고 안 쳐야할 공에 배트가 나가면 볼 카운트도 불리해지고 여러모로 좋지 않다"라며 "지금은 안 좋은 공에는 배트를 내지 않고, 좋은 공만 치고 있다. 그러다보니 안타도 나오고 홈런도 나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민병헌과 양의지가 사구로 손가락 골절을 당해 전력에 이탈해 있다. 주축 타자 두 명이 빠진 만큼, 에반스의 꾸준한 활약이 팀으로서는 필요하다. 책임감이 커진 가운데 에반스는 "압박이나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전반기 팬들이 기대한 만큼 미치지 못했지만, 아직 후반기가 남아있는 만큼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