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근(37·넥센)이 베테랑의 품격을 선보이고 있다.
넥센은 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와 시즌 11차전에서 12-7로 역전승을 거뒀다. 4연승을 달린 넥센(41승37패1무)은 4위를 지켰다.
승리의 주역은 투런홈런을 각각 두 개씩 때린 김민성과 박동원이었다. 하지만 두 선수 못지 않게 승리에 공헌한 선수가 있었다. 바로 노장 이택근이었다.
이택근은 넥센이 2-7로 뒤진 6회 8번 타자 허정협의 대타로 출전했다. 이택근은 투수 이동걸을 상대로 중견수 앞 떨어지는 2루타를 쳐 3루주자 김민성, 1루주자 고종욱을 홈으로 불렀다. 넥센의 대추격의 서막을 알린 소중한 2타점 적시타였다.
대선배의 투혼에 후배들도 자극 받았다. 넥센은 이정후, 서건창이 연속 타점을 올렸다. 이택근은 7회에도 우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갔다. 박동원이 쐐기 투런포를 치면서 이택근을 홈으로 불렀다. 10-7로 앞선 넥센이 승기를 잡는 순간이었다.
올 시즌 이택근은 타율 2할5푼6리, 32안타, 17타점을 기록 중이다. 딱 하나 있는 홈런이 바로 9회 끝내기 만루포였다. 이택근은 선발보다 주로 대타로 나서고 있다. 그는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며 모범이 되고 있다.
장정석 감독은 “이택근 정도 되는 선수가 사실 후보역할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택근 덕분에 이긴 경기가 4~5 경기는 된다. 끝내기 만루홈런을 쳤던 경기 외에도 이택근이 터지면 이긴 경우가 많았다. 특히 갑자기 대타로 나서는 상황에서 상대 좌완 에이스를 상대로 이렇게 친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택근은 지난 5월 18일 한화전에서 9회말 끝내기 만루포를 터트려 8-6 역전승에 기여했다. 그는 다시 한 번 한화를 만나 짧은 시간 3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의 맹활약을 했다. 위기의 순간 ‘조커’처럼 꺼내쓸 수 있는 이택근이 있기에 넥센의 후배들은 든든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척=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