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4일은 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 1루수 루 게릭(1903~1941)의 은퇴식이 78년전 열린 날입니다.
그날 게릭은 자신이 앓던 병을 밝히고 “하지만 오늘, 저는 제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멋진 선수 및 감독들과 함께 했던 17년 간의 행운, 팬들의 친절과 격려, 그리고 항상 힘의 근원이 되어주며, 내가 가능하다고 여기던 것보다 더 멋진 것이 있다며 용기를 북돋워준 아내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합니다”고 말했습니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이 된 수많은 스타들과 관중석의 팬들, 뉴욕 시장이, 새로운 전설이 된 게릭에게 박수를 보냈습니다.
1923년 뉴욕 양키스에 입단해 만 14년(25~39년)을 주전 1루수로 활약하며, 그는 2,130경기 연속출장 기록과 12년 연속 3할대 타율, 5차례의 40홈런 이상을 기록한 정교한 타자이자 강타자였습니다.
그가 앓던 대뇌와 척수의 운동신경 세포가 파괴돼 생기는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 증상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 건 1938년 시즌 중반부터였습니다.
약해지고 둔해졌지만 조 매카시 감독도 팀의 누구도, 구단주의 종용에도 불구하고 출장 명단에서 먼저 그를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1939년 4월 30일, 게릭은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고, 다음 경기 직전이던 5월 2일 감독에게 빼달라고 청했습니다.
루 게릭은 1925년부터 14년 동안 2,130 경기 연속 출장 기록을 세워 ‘철마’(The Iron Horse)란 별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4번 타자 베이브 루스와 더불어 그는 속칭 ‘살인 타선’이라는 별칭도 얻었습니다.
서른여섯의 젊은 나이인 1939년 시즌 중 은퇴를 선언하고 7월 4일 양키 스타디움에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란 제목의 유명한 은퇴 연설을 남기자 이날 양키스 구단은 게릭의 등번호 4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하였는데 메이저리그 최초의 영구 결번입니다.
남은 생이 길어야 3년이라는 진단을 받은 그는, 은퇴 직후 임기 10년의 뉴욕시가석방위원회 감독관이 돼 고액의 강연 요청 등 돈벌이 대신, 그는 지역 봉사를 하다가 2년 뒤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가 앎던 근육위축증 병은 그후 루 게릭병이라고 불리우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세기의 전설인 루 게릭은 최고의 활약을 보였고 몸이 아픈데도 불구하고 뛸 수 있을 때까지 뛰었으며 주변의 동료와 지도자는 그를 끝까지 경기에 내보냈습니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은퇴하는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41)은 요즘 마지막까지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승엽은 지난 4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15, 16호 홈런을 터트렸습니다. 결승타가 된 2회 선제 2점 홈런, 7회 1점 홈런을 쳐 팀은 4-2로 이겼습니다.
4일까지 73경기, 290타석에서 16홈런. 경기당 0.22개를 때려 현재 페이스라면, 남은 64경기에서 14개를 추가해 30홈런까지 가능합니다. 이승엽의 마지막 30홈런은 2014년 32개입니다.
2013년 13개로 줄었으나 2015년 26개를 기록했고, 지난해는 27개를 기록했습니다. 올 시즌 타율은 2할7푼1리 70안타 48타점으로 준수합니다. 팀내 주축타자인 구자욱(15개)과 외국인 4번 타자 다린 러프(14개)를 제치고 팀 내 홈런 1위입니다.
이승엽은 4일 현재 KBO리그 통산 459홈런 기록하고 있습니다.
KBO리그에서 거포로 이름을 날렸던 선수들은 대부분 은퇴시즌에는 10개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이승엽에 이어 통산 최다 홈런 2위(351개)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양준혁도 은퇴시즌(2010년)엔 홈런을 1개밖에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박경완, 장종훈(1개), 박재홍(5개) 등 다른 거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승엽은 지난 2015년 시즌 후 선수 은퇴를 밝혔습니다. 은퇴 이유에 대해서는 “언젠가는 기량이 떨어진다. 내년에는 자신이 있지만 마음먹은 대로 안 될 수도 있다”면서 “좋은 모습으로 떠나고 싶고 내가 빠져야 어린 선수들이 올라오는 계기가 만들어진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지난 해말 현역선수로는 처음으로 수상하는 일구대상을 받는 자리에서 “내년에 (한국 나이로) 마흔 둘이지만 똑같은 선수다. 어린 선수들에게 지고 싶지 않다”면서 “‘아직 할 수 있구나’라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하고 “개인적인 목표는 없고 더 마음 편하게 하려고 한다”면서 “시즌 들어가면 못 칠 때 속상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 주인공은 후배들”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많은 야구팬들은 이승엽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대해 아름다운 은퇴로 보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더 그가 야구 선수로 뛰는 모습을 보고 싶어합니다.
루 게릭이 아픈 몸을 이끌고 마지막까지 뛰었듯이 이승엽도 앞으로 2~3년은 더 뛰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KBO 리그 통산 500홈런도 보고 싶습니다. 더군다나 요즘 팀이 어려울 때 그의 활약은 꼭 필요합니다. /OSEN 편집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