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톡]‘아드공’ PD “‘시즌2’? 男돌 아닌 옆집소녀 한 번 더”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7.05 10: 56

도전적이고 새로운 시도였음에도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아이돌이 직접 대본을 쓰고 실제 자신의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설정. 이 과정을 예능 형식으로 풀고 이야기는 드라마에 담는다는 전략도 신선했다. KBS ‘아이돌 드라마 공작단’(이하 ‘아드공’)의 이야기다.
KBS에서 나온 콘텐츠라는 점도 눈여겨볼 점이다. 지상파 방송이 점차 고령화되고 있는 가운데, 10대와 20대를 겨냥한 콘텐츠 제작의 시발점이 될 프로그램이다.
제작 과정을 예능형식으로 담고 결과물을 드라마로 푼다는 이 포맷은 꽤나 신선했다. 여기에 실제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하고 있는 슬기(레드벨벳), 유아(오마이걸), 전소미, 디애나(소나무), 문별(마마무), 류수정(러블리즈), 김소희가 직접 대본을 쓰고 연기를 펼친다는 설정도 화제를 모으기 충분했다.

연출을 맡은 고국진 PD는 아이돌들의 실제 이야기를 제대로 녹여내고자 멤버들로 하여금 직접 대본을 쓰게 했다. 덕분에 연기하는 이들도 좀 더 현실감을 더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멤버들이 쓴 대본을 다 담지는 못했지만, 토시 하나 안 고치고 넣은 부분들이 많아요. 드라마 대본을 쓰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작가들의 도움이 필요하긴 했어요. 전체적인 콘셉트는 드라마 작가들이 잡고, 친구들의 실제 대본을 녹였죠. 그 친구들의 사전 인터뷰를 통해서 나온 이야기가 대본의 90% 이상이에요. 실제 개인 개인의 사연을 묶었어요.”
“드라마 자체만 봐도 이해가 가겠지만, 저 장면이 누구의 실제 사연인지 알 수 있어요. 디애나의 경우 변비약 다이어트를 털어놓았고, 슬기의 경우에는 너무 커져버린 사람들의 기대 때문에 노래 부르는 게 무섭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런 모습들이 모두 드라마에 그대로 담겼어요.”
아이돌 멤버들이 실제로 겪은 에피소드를 풀어놓고 이를 연기하는 덕에, 생각지도 못했던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알차게 담겼고, 팬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났다. 지난달 29일에는 누적 조회수 1000만뷰를 돌파한 바다. 이는 올해 네이버TV 웹예능 채널 중 최초의 수치로, TV 기반이 아닌, 웹 기반 콘텐츠임에도 놀라운 수치를 기록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그렇다면 시즌2의 가능성도 있을까.
“도전의 결과가 좋아야 재도전을 할 수 있어요. 누군가가 시도를 했는데 잘 안 됐으면 그 다음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죠. 일단 대외적으로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채널 영상의 조회수가 1000만 뷰가 넘는 등 수치로 나타났죠. 팬들만 보는 걸로 끝나지 않을까 싶었는데, 3주 전에 화제성부문에서 2위를 했어요. 시즌2 제작지 확정되지는 않았어요.”
“한다면 시즌2도 이번 옆집소녀 멤버들로 그대로 가고 싶어요. 남자 아이돌로 해보는 것도 충분히 흥미롭겠지만, 아직 못 보여드린 부분이 많고, 옆집소녀가 1위 가수가 된 이후의 에피소드도 다양하게 담아낼 수 있을 거 같아요.”
고국진 PD는 ‘아드공’을 통해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 아이돌들의 고민과 애환, 성공을 위한 끈질긴 노력 등을 통해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그리고 희망을 주고 싶었단다.
“프로그램 취지 자체가 똑같은 직업을 가진 또래 친구들이 무슨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었거든요. 이를 통해서 이들 역시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또래들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TV에 비춰지는 화려한 생활과는 달리 일반적인 사람들과 비슷하게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가수들의 이야기지만 결국에는 요즘 10대 20대들이 고민하는 이야기들이에요. 어떤 집단에서 잘하는 친구, 못하는 친구가 있을 테고, 뭘 갖고 싶지만 참아야하는 상황, 친하지만 경쟁해야하는 삶, 그런 것들이 곳곳에 내재돼 있죠. 성공의 가능성은 바늘구멍 작은데, 끊임없이 노력해야하는 상황. 결국엔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하나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와중에 느끼게 되는 설움이나 ‘끝까지 노력하면 결과는 좋을까’ 그런 고민을 하는 친구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시즌2의 가능성은 열려있다. ‘아드공’의 포맷 자체가 시즌제로 끌고 가며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아낼 수 있는 세련된 틀이기 때문. 제작 과정을 담은 예능을 웹으로 풀고 결과물로 나온 드라마를 TV로 방영하는 방식이라면 좀 더 큰 화제성과 관심을 끌어모으기 충분하다는 평이 업계 전반에서 나온다.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줬다.
/joonamana@osen.co.kr
[사진] '아드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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