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커피 한 잔③] '프듀2' 유선호 "이제 병아리 연습생 아닌 닭 돼야죠"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07.05 12: 00

 (인터뷰②에 이어)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 유선호가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이하 ‘프듀2’)에 출연할 당시에만 해도 연습생 기간이 고작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상태였다. 때문에 기획사별 퍼포먼스를 할 때에는 완성된 한 곡의 노래를 하기보다는 ‘루틴댄스’를 선보인 바 있다. 6개월차 연습생이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무대이자 결론적으로는 최고의 무대였다. “더 열심히 해서 성장하겠다”는 포부까지 느껴졌고, 그에게는 ‘병아리 연습생’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종영 후 만난 유선호는 요즘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냐는 질문에 “생방송 끝나고 집에서 하루 쉬다가 회사 나와서 연습하고 있다”며 “4달 동안 빡세게 달리다가 아무 것도 안 하니까 많이 시간이 비는 것 같고 허전한 것 같다”고 답했다.
마지막 순위발표식 날 20위 안에 들었던 유선호는 긴장됐을 법도 한데 시종일관 해맑고 되레 형들을 달래주는 의젓한 모습이었다. 그는 “원래 긴장을 잘 안 하는 편”이라면서도 손을 꽉 쥐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는 기자의 말에 “그때 그냥 아무 생각이 안 들었던 것 같다. 느낌이 좀 이상했다. 저도 모르겠다. 엄마 아빠도 옆에 있고 다른 촬영할 때보다 느낌이 달랐다. 팬분들이 ‘유선호 고마워’라는 슬로건을 들고 계셨는데 다른 날에 비해서 생각보다 많이 와주셨더라. 감사했다”고 답했다.

강철멘탈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편하지는 않은데 최대한 좋게 생활하고 재밌게 생활하려고 했다”고 답한 유선호. 서바이벌에 대해서는 “또 하라고 하면 열심히 할 것 같은데 누구랑 경쟁하고 하는 게 싫긴 하다. 그래도 이번엔 잘 재밌게 한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런 그가 어떻게 ‘프듀2’에 나오겠다고 마음먹게 된 것인지 묻자 “일단 저희 회사에서 미팅 같은 걸 했다. 안준영 피디님이랑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시키면 다 열심히 한다고 그렇게 얘기했다. 기회가 와서 하게 됐다”며 “그냥 도착해서부터 쭉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친화력만큼은 101명 중 최고였다고 하자 “친화력이 좋아서 사람들이랑 친해지는 건 쉽더라”며 웃었다.
루틴댄스만큼이나 화제가 된 것은 후반부에 공개된 라이관린과의 ‘트러블 메이커’ 무대였다. 이에 “사실 처음에는 주목을 받으려고 했다”며 “재밌게 하려고 했는데 기초 춤 한 게 잘 된 것 같다. 하고 있는데 형들이 다 웃고 있으니까 웃을 뻔 했는데 진지하게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이 병아리 연습생에게는 ‘프듀2’에서의 한발한발이 다 배움의 장이자 성장의 증거들이었다. 포지션 평가에서도 댄스, 보컬, 랩 분야를 정하지 못하자 트레이너들이 ‘보컬’이라고 알려주기도. 이에 현재 가장 자신 있는 파트를 묻자 “자신 있다기보다는 춤 열심히 배우고 있다. (Q.이제 기초 춤은 졸업인가?) 기초는 꾸준히 데뷔할 때까지 해야 한다”며 열의를 다졌다. 그럼 리더 포지션은 어떠냐는 말에는 “그건 안 될 것 같다”며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봄날’에서 1위를 차지하기까지 하는 등 병아리 연습생의 반란을 일으킨 유선호다. 당시 기분을 다시 떠올려 보면 어떤 심정이었냐고 묻자 “1등 하면 당연히 기분 좋은 건 맞는 건데 제가 그 중에서 제일 부족했다. 그리고 저희 팀 다 같이 늦게까지 연습했는데, 제가 받으니까 ‘왜 내가 1등이지?’ 그런 생각을 했다. 그래도 1등도 주셨으니까 기분은 좋았다”고 답했다.
당시 감미롭게 피아노를 치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눈에 든 이유 중 하나. 피아노만 8년을 배우고 체르니 40까지 마스터했다는 설명이다. ‘아무래도 악기를 다루는 사람이면 음감이 정확한 장점이 있지 않겠냐’며 ‘작곡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냐’고 묻자 그는 “저도 노래하면서 유일한 장점이 음감이 좋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주변에서 “정말?”이라는 반응에 “선생님이 그랬다”고 말한 유선호는 “작곡도 하고 싶다. 얼마나 좋을까. 내 노래로 나오고 된다면”이라고 소망을 전했다.
가수의 꿈을 키우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우연히 한 가요제가 끝난 후 화장실을 가다가 캐스팅이 됐다는 설명이다. 유선호는 “맨 처음에는 아빠가 ‘넌 나중에 피아노를 오래했으니까 대학 가서도 음악해’라고 했다. 그러다가 캐스팅이 돼서 (가수의) 기회가 왔다”며 “롤모델은 펜타곤 형들이다. 일단 형들이 실력은 당연히 정말 뛰어나고 저희를 챙겨주시는 모습을 닮고 싶다. 솔직히 연습생들 챙기기 힘들 텐데 저희를 챙겨주시고 되게 잘 대해주신다. 노래도 잘 알려주시고. 그래서 형들이 좋다. 그런 선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가수로서의 목표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나왔을 때 많이 늘었다고 인정받고 병아리 닭이 될 것”이라며 “콘서트까지 끝나면 저는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간다. 계획이라기보다는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할 거고 제 위치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계획을 전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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