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 베이스볼을 하겠습니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4일 경기를 앞두고 전 직원이 마운드에 올랐다. 바로 최근 있었던 심판과의 금전 거래 스캔들에 대해서 사과를 하기 위해서다.
지난 2013년 두산 김승영 대표이사는 심판위원 A씨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300만원을 요구받았다. 같은 야구단 출신으로 일직부터 안면이 있었던 A 씨의 부탁에 김승영 사장은 300만원을 입금했다. 그런데 이 부분이 문제가 됐다.
당시 포스트시즌이 하루 앞에 있었다. 자연스럽게 오해의 시선이 생겼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A 심판위원은 다시 한 번 돈을 요구했다. 그러나 또 다시 합의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에 김 대표이사는 거절했다. 그러나 돈을 입금한 사실이 최근 밝혀지면서 두산은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다.
무엇보다 야구규약 제15장 이해관계의 금지 제147조 '금전대차 금지' 조항엔 '구단 또는 위원회에 속한 개인은 위원회에 속한 타 단체 또는 타 단체에 속한 개인과 직접, 간접을 불문하고 금전대차 혹은 재차의 보증인이 되는 것을 금한다'고 돼있다.
김승영 대표이사는 규약 위반 사살을 인정하면서 "개인적인 행동으로 대가를 바란 것은 아니다. 사려 깊지 못했던 판단에 사죄를 드린다"고 사과문을 발표함과 동시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27년 몸 담은 두산을 떠나는 결정이었다.
김승영 사장이 물러나면서 새로운 대표이사로 전풍 전 한컴 사장이 내정됐다. 전풍 대표이사는 곧바로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며, 두산의 환골탈태를 약속했다.
이례적으로 야구단 임·직원 전원과 함께 그라운드에 나온 전풍 사장은 "두산 베어스가 이번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팬들에게 큰 고통을 드렸다.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재차 사과의 뜻을 전했다.
전풍 대표이사는 이 자리에서 "클린베이스볼에 앞장서겠다. 어떤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을 거라고 약속드린다"라며 "다시 한 번 팬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더 나은 구단이 되겠다"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최근 몇 년간 두산은 꾸준히 구설에 올랐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두산을 향한 팬들의 실망은 커져만 갔다. 결국 팬들의 실망을 되찾기 위해서는 두산 스스로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게 됐다. 신임 사장의 부임과 함께 나온 약속. 어쩌면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있어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