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한 달 간 지방 원정 전무
홈 승률 0.333으로 리그 최저
수도권에 거주하는 kt 팬들에게 7월은 경기장에 방문할 좋은 기회다. kt는 7월, 단 한 번도 지방 원정을 떠나지 않는다. 그러나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수도권 경기 승률 탓이다.
kt는 7월 한달 간 수도권만 오간다. 좀처럼 보기 드문 일정이다. 홈인 수원 kt위즈파크서 다섯 차례 3연전을 치른다. 잠실에서 LG와 두산에 한 차례씩 대적한 뒤 고척스카이돔으로 이동, 넥센과 마주한다. 인천 원정은 없다. kt의 7월 지방 원정은 단 한 차례, 15일 대구서 열리는 올스타전이다. 올스타전에 참가하지 않는 선수들은 지방에 갈 일이 없다.
kt는 지난 주말 넥센과 홈에서 3연전을 치렀다. 한 경기가 우천 연기됐고, 2패를 당했다. 이 3연전은 kt '수도권 24연전'의 출발점이었다. kt로서는 대장정의 첫 단추를 깔끔치 못하게 꿴 셈이다. kt는 4일 잠실 두산전서도 1-8로 패했다.
이러한 일정은 kt에 분명한 호재다. 가장 큰 이유는 무더위와 장마로 컨디션 유지가 힘든 상황에서 장거리 원정길을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3연전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버스에 몸을 실어 원정길을 떠나는 것은 고역이다. 부산이나 마산 원정을 떠나면 새벽 늦게 호텔에 도착하기 일쑤다. 짐을 풀고 잠을 청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훈련을 위해 나서야 한다. 컨디션 유지에 애를 먹기 쉽다. 홈구장이 수원에 위치한 덕에 잠실과 고척 원정길은 이동거리도 짧다.
실제로 대부분의 팀들은 홈 성적이 좋다. 지난 시즌 KBO리그 홈 경기 평균 승률은 5할3푼3리로 원정(.467)보다 좋았다. 2015시즌에도 홈 승률(.529)은 원정(.471)보다 낫다. 편한 스케줄과 홈팬들의 응원이 더해지며 나오는 자연스러운 결과다.
kt도 앞선 두 시즌 홈 성적이 괜찮았다. 1군 진입 첫 해인 2015시즌에는 홈 승률 4할1푼7리를 기록했다. 리그에서 가장 낮았지만 원정 승률(.310)에 비해 1할 이상 높았다. 지난 시즌에도 홈 승률(.389)이 원정 승률(.357)보다 더 나았다. 올 시즌은 다르다. kt는 올해 79경기서 27승52패를 기록 중인데, 홈에서는 12승24패를 기록 중이다. 홈 승률은 3할3푼3리로 원정 승률(.349)에 비해 낮다.
수도권으로 범위를 넓혀도 마찬가지다. kt는 올 시즌 SK와 개막 원정 3연전을 싹쓸이했다. 그러나 이후 문학에서 3패로 5할 승률을 유지 중이다. 고척(1승2패), 잠실(2승5패)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수도권 성적은 18승34패, 승률은 3할4푼6리에 그친다.
올 시즌 중반에는 홈 10연패의 굴욕을 겪기도 했다. kt는 지난 5월 21일 수원 넥센전을 13-4로 승리했다. 그러나 이후 홈에서 내리 열 번을 패했다. 김진욱 kt 감독도 "홈팬들 앞에서 멋지게 승리하고 싶은데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김진욱 감독은 홈 10연패를 끊은 6월 22일 수원 롯데전이 끝난 후 "홈팬들에게 그동안 죄송했다"며 앞으로의 성적을 다짐했다. 그러나 이후 홈에서 다시 2패를 기록 중이다.
장마와 무더위로 들쭉날쭉한 7월. 먼 길을 떠나지 않음에도 kt의 발걸음은 무거울 전망이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