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연속 멀티히트’ 노수광, 직선주로를 만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7.05 05: 49

트레이드 이후 구불구불한 길에 고전했던 노수광(27·SK)의 앞에 드디어 직선주로가 나타났다. 발걸음이 한결 경쾌해진 노수광은 이제 계속 달리는 일만 남았다.
노수광은 최근 SK 타선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다. 팀의 트레이드마크인 홈런이 돋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리드오프 자리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어서다. 노수광은 최근 5경기에서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총 11안타를 때리는 등 절정의 감을 이어가고 있다. 타율은 5할2푼4리, 출루율은 5할6푼5리에 이른다. 리드오프로서는 만점 활약이다.
최근 10경기로 확장해도 노수광의 타율은 4할7리에 이른다. 타격감이 완연히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노수광도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트레이드 이후 몸에 힘이 들어가 원하는 타격이 나오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드디어 타격이 정상궤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노수광은 “초반에는 때려야 한다는 생각에 무리하게 잡아당긴 타구가 많았다. 그러나 요즘에는 중앙과 좌측 방향으로 타구가 많이 나온다. 가장 좋을 때다.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 4월 초 KIA와 SK의 4대4 트레이드 당시 SK 유니폼을 입은 노수광이다. 당시 SK에서 가장 원했던 선수였다. 노수광이 테이블 위에 오르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그만큼 SK에 필요한 유형의 선수이기도 했다. 전통적인 리드오프 스타일의 선수가 부족했던 SK는 노수광의 가능성을 보고 과감히 큰 판에 베팅했다. 그러나 이런 팀의 기대치는 역설적으로 노수광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다.
노수광은 “초반에는 너무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던 것 같다”고 떠올리면서 “정말 잘하고 싶었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트레이드로 합류한 선수가 품는 당연한 생각이긴 했지만 그것이 너무 과했다. 트레이드 맞상대격인 이명기(KIA)의 맹활약을 보고 조바심도 났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이런 욕심과 조바심은 슬럼프로 이어졌다. 초구부터 방망이가 나갔는데 결과가 좋지 않으니 자신감이 더 떨어졌다.
타율은 2할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이에 한동안은 주전으로 나서지 못하는 시간도 길었다. 비슷한 유형의 조용호도 등장했다. 그러자 2군행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노수광은 묵묵히 때를 기다렸다. 노수광은 “할 수 있는 것부터 했다. 수비에 나갈 때는 공격에서의 아쉬움을 모두 지우고 파이팅을 외쳤다. 몇몇 좋은 플레이가 기분전환에 도움이 됐던 것 같기도 하다”며 어려운 시기를 버틴 원동력을 찾았다. 그리고 조용호의 불의의 부상 때문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런 노수광의 시즌 타율은 어느덧 2할8푼9리까지 올라왔다. 공을 끈질기게 보며 볼넷도 많이 골랐다. 그 결과 출루율은 3할7푼3리에 이른다. 제한된 기회에도 7개의 도루를 보태는 등 SK가 왜 그를 차기 리드오프감으로 점찍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노수광이 다시 시동을 걸고 달리기 시작했다. 한 번 달리면 말리지 못할 능력을 가진 선수라 기대가 걸린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