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29·넥센)이 아버지의 팀을 무너뜨렸다.
넥센은 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와 10차전서 7-5로 역전승했다. 3연승을 달린 넥센(40승37패1무)은 4위를 지켰다. 4연승이 좌절된 한화(34승43패1무)는 8위를 유지했다.
경기 전 넥센의 선발라인업에 변화가 보였다. 이날 2군에서 콜업된 박윤과 주효상이 깜짝 선발이었다. 박윤은 한화 박종훈 단장의 아들로 유명하다. 장정석 감독이 이를 의식해 명단을 짠 것일까.
장정석 감독은 “채태인이 몸이 좋지 않아 지명타자로 수비부담을 덜어줬다”며 박윤에게 1루수를 맡긴 이유를 설명했다. 한화 선발이 좌완 김재영이기에 최근 타격감이 좋은 좌타자 박윤을 투입한 것이 주효했다.
박윤은 3회 2루타를 치고 나가 주효상의 적시타에 홈인했다. 박윤은 6회에도 안타를 치고 나가 허정협의 2루타에 다시 홈을 밟았다. 이날 박윤은 5타수 2안타 2득점으로 돋보였다. 특히 살아나간 기회서 모두 득점을 올려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 후 박윤은 아버지의 팀을 이긴 기분을 묻는 질문에 “아버지도 아버지의 직업이 있고, 나도 내 직업이 있다.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웃었다. 한화의 패배에도불구 아들의 맹활약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을 박 단장의 모습이 그려졌다.
한화선발 김재영을 잘 공략한 비결은 무엇일까. 박윤은 “내가 사이드암이나 왼손투수에 강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내 역할만 잘 구분해서 하려고 한다. 2군에서 생각을 줄이자는 생각을 했다. 한 가지에만 집중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아버지의 팀과 인연도 깊다. 박윤은 올 시즌 6경기를 뛰었는데 그 중 절반이 한화전이었다. 그는 최근 한화를 상대로 3경기 연속 출전하며 6타수 3안타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한화에 강한 것에 대해 그는 “내가 출전한 경기가 많지 않아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며 웃었다.
박윤은 “내 위치서 최선을 다하겠다. 욕심이 무섭다. 더 잘하려고 하면 안 된다. 마음을 비웠다”며 소박한 목표를 잡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주효상(위), 박윤(아래) / 고척=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