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기다림. 마이클 보우덴(31·두산)이 팀의 기대에 완벽 부응했다.
보우덴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wiz와의 팀간 6차전 맞대결에서 선발 등판했다.
지난해 18승을 거두며 더스틴 니퍼트와 함께 최강 외인 듀오로 자리매김한 보우덴은 올 시즌 개막 3연전 선발 투수로 예정돼 있었지만, 어깨 통증으로 결국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4월 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보우덴이 다시 모습을 보인 것은 지난 4월 21일. SK와의 맞대결에서 시즌 첫 등판한 보우덴은 2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2실점(1자책)을 거두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그리고 27일 넥센전에서 4이닝 6피안타 2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다소 부진한 성적을 남기며 시즌 첫 패를 당했다.
좀처럼 지난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가운데 보우덴은 27일 이후 어깨 통증이 재발했고, 검사 결과 충돌증후군으로 밝혀졌다. 다시 보우덴은 기약없는 재활에 들어갔다. 압도적인 1위를 달린 지난해와 달리 순위 싸움으로 바빴지만, 두산은 보우덴을 교체하는 대신 기다림으로 믿음을 보냈다.
2군에서 몸을 만들며 3차례 점검을 마쳤던 보우덴은 68일이 지난 4일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김태형 감독은 "첫 등판인 만큼 100구 이상을 넘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제한된 투구수 속 보우덴은 효율적인 피칭을 펼쳤다. 1회 심우준을 삼진으로 처리한 데 이어 2회까지 6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다.
3회 오태곤의 2루타와 전민수의 적시타로 첫 실점을 했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고 5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보우덴은 심우준과 이대형을 모두 땅볼로 처리했고, 86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보우덴이 호투로 복귀전을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타자들도 힘을 냈다. 김재환이 연타석 홈런을 날렸고, 에반스도 백투백 홈런을 날렸다. 결국 보우덴은 팀이 8-1로 승리하면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보우덴이 복귀전부터 선발로서 제 역할을 해주면서 두산은 좀 더 안정적으로 선발진을 운용할 수 있게 됐다. 두산은 보우덴을 비롯해 니퍼트, 유희관, 장원준, 함덕주로 5선발을 구성했다. 여기에 보우덴이 빠진 동안 선발로 나섰던 이영하가 불펜으로 돌아가면서 뒷문을 좀 더 탄탄하게 구성할 수 있게 됐다. /bellstop@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