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시작과 끝 모두 그의 몫이었다.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이 멀티 홈런을 터뜨리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엽은 '포항의 사나이'라 불릴 만큼 포항구장에서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3일 현재 타율 3할6푼6리(134타수 49안타) 13홈런 42타점의 괴력을 발휘했다. "특별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포항구장 타석에 서면 기분이 좋다. 컨디션이 안 좋으면 포항에 와서 특타를 해야겠다"는 게 이승엽의 말이다.
올 시즌이 끝난 뒤 현역 은퇴를 선언한 이승엽에게는 이번 3연전이 포항구장 고별전이기도 하다. 최근 10경기 타율 3할5푼3리(34타수 12안타)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던 이승엽은 4일 포항 롯데전에서 시즌 15,16호 아치를 그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첫 타석부터 거포 본능을 제대로 보여줬다.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승엽은 0-0으로 맞선 2회 무사 1루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롯데 선발 송승준과 볼카운트 3B1S에서 5구째를 잡아 당겨 115m 짜리 우월 투런 아치로 연결시켰다. 시즌 15호째. 지난달 28일 광주 KIA전 이후 6일 만의 대포 가동이다.
4회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던 이승엽은 2-1로 앞선 7회 다시 한 번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2사 주자없는 가운데 송승준의 3구째를 공략해 우월 솔로 아치를 빼앗았다. 비거리는 110m. 지난달 24일 대구 한화전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멀티 홈런.
삼성은 롯데를 4-2로 꺾고 포항구장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모든 게 이승엽의 활약 덕분이었다. 한편 이승엽은 경기 후 "홈런은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매 타석 안타를 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원래 상대 투수 송승준에게 약했는 게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