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리그 최고의 투수였던 메릴 켈리(29·SK)가 7월 첫 등판에서 고개를 숙였다.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을 기록하며 악몽의 하루를 보냈다.
켈리는 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2이닝 동안 8피안타(2피홈런) 1볼넷 9실점하고 와르륵 무너졌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3.22에서 3.90까지 뛰어올랐다. 켈리의 종전 한 경기 최다 실점은 2015년 5월 29일 인천 넥센전의 8실점(5.2이닝)이었다. 이 기록이 2이닝 만에 깨질 줄은 아무도 상상 못했다.
최근 5경기에서 35이닝을 던지며 5전 전승 평균자책점 1.80의 환상적인 성적을 냈던 켈리는 이날 경기 전까지 9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이미 선발 연승으로는 구단 외국인 역사상 최장 기록이었고, 이날 경기에서 승리를 따낼 경우 SK 역사상에서도 연승 부문 공동 3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그러나 상대는 6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 중으로 무서운 기세를 뽐내고 있었던 KIA였다. 1회부터 고전했다. 1사 후 김선빈, 버나디나에 연속 안타를 맞고 1사 1,3루에 몰렸고 최형우에게는 우익수 옆 2타점 3루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여기서 나지완 타석 때 폭투로 1점을 더 뺏겼고, 나지완에게는 중월 솔로홈런을 맞고 1회에만 4실점했다.
2회에는 수비도 도와주지 않았다. 1사 후 김민식의 좌중간 타구 때는 수비가 멈칫거리는 사이 김민식에게 2루까지 허용했고, 이어 이명기의 타구는 유격수 나주환의 글러브를 스치고 지나가며 적시타로 이어졌다. 흔들린 켈리는 김선빈에게 볼넷, 버나디나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줬다.
켈리는 결국 최형우를 넘지 못했다. 볼 세 개를 연달아 던진 켈리는 4구째 투심(145km)이 가운데 들어갔고, 최형우는 이를 놓치지 않고 3점 홈런을 때리며 켈리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켈리는 3회 김태훈으로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