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기세의 KIA 타선이 기어이 한미일 최고 기록을 썼다. 7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KIA는 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또 한 번 절정의 화력을 뽐냈다. SK 에이스 메릴 켈리를 일찌감치 두들기며 경기 초반을 지배했다. 1회 4안타(1홈런)으로 4점을 냈고, 2회에도 홈런 한 방을 포함해 5득점을 내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4회 나지완의 적시타로 7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도 달성했다.
KIA는 지난 주 6경기에서 모두 10득점 이상을 내며 폭발적인 타격을 뽐냈다. 6월 27일 광주 KIA전부터 7월 2일 잠실 LG전까지 6경기 동안 102개의 안타(9홈런)를 집중시키며 총 79점을 올렸다. 이는 종전 KBO 리그 최고 기록인 4경기(2015년 롯데·NC)를 뛰어넘는 신기록이었다.
일본프로야구에서도 4경기가 최고였다. 1951년 요미우리, 1998년 다이에(현 소프트뱅크), 2003년 니혼햄이 기록한 적이 있었다. 메이저리그(MLB) 기록은 뉴욕 자이언츠(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1929년 6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것이었다. 만약 KIA가 이날 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다면 한미일 최고 기록을 다시 쓰는 셈이었다.
선수들도 믿기지 않는다는 분위기였다. 6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의 핵심인 최형우는 “나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쩔 때는 덕아웃에서 웃음밖에 안 나오고 때로는 어이가 없을 때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우리 팀 선수들이 너무 잘 한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보통 두 자릿수 득점을 2경기 이상만 유지해도 엄청난 팀 타격감으로 친다. 이를 고려하면 KIA 기록은 위대한 비정상이었다.
이런 KIA 타선의 ‘비정상’은 계속됐다. 1회부터 제구 난조에 시달린 켈리를 두들기며 4점을 냈다. 1사 후 김선빈의 좌전안타, 버나디나의 중전안타로 1사 1,3루를 만들었다. 해결사는 최형우였다. 켈리를 상대로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2타점 3루타를 날렸다. 이어 2사 후 나지완의 타석 때는 폭투가 나오며 손쉽게 1점을 더 벌었고, 이어 나지완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쳐내며 1회에만 4점을 냈다.
2회에도 응집력이 돋보였다. 1사 후 김민식이 좌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상대 수비를 간파하며 2루까지 들어갔다. 이어 곧바로 이명기의 중전 적시타, 김선빈의 볼넷, 버나디나의 우전 적시타까지 나오며 2점을 더 추가했다. 이어진 1사 1,2루에서는 최형우가 중월 3점 홈런을 치며 순식간에 9-1까지 달아났다.
남은 점수는 1점이었고, 이닝은 충분히 남아있었다. 켈리를 2이닝만에 강판시킨 KIA는 9-3으로 앞선 4회 선두 버나디나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최형우가 볼넷으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이어진 1사 1,2루에서는 나지완이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치며 10점을 채웠다. 한미일 신기록이 쓰이는 순간이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