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현장] 이효리가 만약 제주도에 가지 않았더라면
OSEN 김은애 기자
발행 2017.07.04 16: 52

이효리하면 이제 제주도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그만큼 지난 4년간의 제주도 라이프는 이효리 자신에게도 많은 영향을 줬을 터.
4년만에 발매하는 정규 6집앨범 '블랙' 역시 마찬가지였다. '블랙'에는 결혼 후 제주도에서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바뀐 생각, 가치관이 담겨있었다.
이효리는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블랙' 발매기념 쇼케이스를 가졌다. 그는 그동안의 근황에 대해 "제주도에서 주부 생활도 하면서 요가도 열심히 했다. 활동 재개를 위해 서울에서 2주 정도 지내고 있는데 복잡한 생활을 안 하다가 하게 되니 재미있기도 하고 정신이 없기도 하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이효리는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블랙'을 통해 화려한 컬러의 메이크업과 카메라 렌즈 뒤로 가려졌던 자신의 본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다.
그동안 이효리는 '텐미닛' '유고걸' 등 자기애가 강한 노래를 들려주며 밝은 이미지를 보여줬던 바. 이번에는 한층 힘을 빼고 자신의 주변 환경, 사회문제 깊은 내면 등에 집중했다.
이효리는 "원래 내 모습은 지금의 나다"며 "나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지도 않았다. 잘난 사람도 아니다. 부모님이 이발소를 하셨는데 손님들과도 자연스럽게 이야기 나누며 너, 나 구분없이 평범하게 살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연예계 데뷔한 후 자신과 점점 멀어진 것 같다고. 이효리는 "더 화려해야 하고 일반인과 구분을 짓다보니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제주도에서 오래 살다보니 예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효리는 이번 앨범에서 화려함을 덜어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그때처럼 이쁘지 않다는 걸 알았다. 깊이로 가자고 했다. 내가 앨범을 쓰고 만들기에 진정성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전했다. 
 
물론 이효리의 이런 변화는 제주도 생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조금씩 감지됐다. 그는 지난 2013년 5집 ‘모노크롬’에서 자작곡 '미스코리아'를 선보이며 섹시디바가 아닌 아티스트로 한발짝 다가갔다.
그는 “4년전에 어쿠스틱 사운드를 추구하고 덜어내기 시작했다. 당시 '미스코리아' 한곡만 썼는데 자신감을 얻었다. 이번에는 곡 수를 늘리고 내 생각을 더 넣게 됐다. 과거에는 내 중심적인 앨범이 많아 '나 잘났어, 최고야'라는 말을 했는데 이제 아니다. 나도 평범한 사람,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이효리의 생각을 담아낸 곡들 중 하나가 수록곡인 '변하지 않는 건'이다. 그는 “이 세상에 변하지 없는 건 없다는 걸 느끼게 됐다. 왜 그걸 몰랐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인기나 영광도 영원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제주도에서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방송에 내가 몇 년 안 나오니까 동네 꼬마들도 나를 모르더라. 그런데 아이유가 오니 난리가 났다. 그래서 한 때 그렇게 잘 나갔지만 시간이 지나고 눈에서 안 보이면 사라지는구나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제주도에서 비로소 본연의 모습을 찾게된 이효리. 이제 그는 '진짜 이효리'의 모습으로 가요계에 돌아왔다. 만약 그가 제주도에 가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블랙'은 나올 수 있었을까. 과연 '블랙'에 담긴 이효리의 진심은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통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misskim321@osen.co.kr
[사진]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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