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 無’ 레나도 부진 장기화, 삼성의 딜레마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7.04 09: 43

앤서니 레나도(28·삼성)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하위권에 처진 삼성의 한숨도 그만큼 길어진다. 그대로 두자니 성적이 좋지 않고, 교체를 하자니 현실적인 여건이 걸린다.
올해 삼성과 총액 105만 달러에 계약을 맺은 레나도는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개막 전 부상을 당해 시즌 출발이 늦었고, 그 늦은 출발에서도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레나도는 3일까지 시즌 8경기에서 36이닝을 던지는 데 그치며 2승2패 평균자책점 7.25에 머물고 있다. 피안타율은 3할3푼3리,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2.00에 이른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는 단 한 번도 없다. 6이닝을 던진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레나도의 최다 이닝 소화는 5월 31일 롯데전과 6월 27일 KIA전의 5⅓이닝었다. 상대 타선을 압도하지 못하다보니 매 이닝이 힘겹고 투구수는 불어난다. 19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무려 27개의 사사구를 내주는 등 자멸하는 경우도 잦다.

올 시즌 레나도를 두 번 상대한 SK의 한 타자는 “기본적으로 공의 각은 좋다. 타점이 높다. 커브는 위력적인 것 같다”라면서도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는 능력은 부족하다는 데이터가 있다. 빠른 공은 몰리는 경향이 있어 일단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들어갔다. 실투가 많이 들어왔다”고 했다. 직구 구속이 빠르지 않다보니 빠른 공은 어느 정도 대처가 된다는 의미다.
레나도는 미국에서 던지던 시절 평균 145㎞ 정도의 구속을 나타냈다. 그러나 부상 여파인지 한국에서는 좀처럼 그 구속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2일 SK전에서도 최고 구속은 144㎞였고 대부분이 140㎞ 초반대였다. 상대적으로 스피드에 후한 인천임을 고려했을 때 실제 구속은 이보다 더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야구계에서는 “레나도가 자신의 구속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하다.
이 정도 성적이라면 교체 수순을 밟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삼성은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일단 현재 외국인 선수 시장의 풀이 좁다. “쓸 만한 투수가 별로 없다. 좋은 투수는 100만 달러 이상이 필요하다”는 게 외국인 담당자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다. 한국 무대도 적응해야 하는 문제도 있어 위험부담이 적지 않다.
만약 삼성이 현재 5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면 그 위험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교체를 진행했을 것이라는 게 야구계 전반의 시각이다. 그러나 삼성은 현재 5위권과의 승차가 10경기 정도 난다. 현재 상황상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다소 떨어져 보인다. 교체를 해봐야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다.
여기에 레나도가 스프링캠프 당시 보여준 모습에 미련도 있다. 당시 레나도는 지금보다 더 빠른 공을 던졌고, 위력이 좋은 커브와 다양한 변화구의 로케이션까지 잘 되며 호평을 받았다. 당시 레나도의 경기를 지켜본 해설위원 등 전문가들은 “10승은 기본으로 한다”는 평가를 내릴 정도였다. 삼성은 레나도가 아직 자신의 실력을 100% 발휘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레나도가 벼랑 끝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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