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찬익의 대구 사자후] 구자욱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이 주는 의미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07.03 13: 00

구자욱(삼성)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구자욱은 지난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원정 경기에서 시즌 15호 아치를 쏘아 올렸다.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구자욱은 2-6으로 뒤진 5회 선두 타자로 나서 SK 선발 박종훈의 2구째를 잡아 당겨 115m 짜리 우월 투런 아치로 연결시켰다. 
구자욱은 1군 무대 데뷔 첫해인 2015년 11홈런에 이어 지난해 14홈런을 쏘아 올렸다. 전반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갈아 치웠다. 

구자욱의 홈런 페이스는 해마다 빨라지는 추세다. 지난해까지 정확도와 빠른 발로 주목을 받았던 구자욱은 올해 들어 거포 본능을 제대로 발휘중이다. 시즌 10호 홈런 달성 시점의 타석수만 놓고 비교해도 그렇다. 2015년 420타석, 2016년 368타석에서 올해는 202타석만에 10홈런 고지를 밟았다. 
겨우내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힘을 키우며 타구 속도가 빨라졌고 이른바 발사 각도를 신경쓰면서 비거리가 늘어났다는 게 구자욱의 말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구자욱의 20홈런 달성을 예고했던 김한수 감독은 "지금 페이스라면 30홈런도 가능하지 않을까. 4월 홈런이 많이 나왔지만 중심 타자로서 역할은 다소 미흡했다. 시즌 초반에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책임감이 크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홈런도 좋지만 득점 찬스 때 중요한 역할을 해주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잘 알려진대로 이승엽은 올 시즌이 끝난 뒤 현역 유니폼을 벗는다. 구자욱은 이승엽의 그림자와 같다. 이승엽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 다닌다.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며 이승엽의 장점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있다. 사자 군단을 대표하는 거포가 필요한 이 시점에 구자욱의 성장세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구자욱과 이승엽은 다른 유형의 타자다. 하지만 데뷔 3년 만에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갈아 치우는 등 가파르게 홈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까지는 이승엽이 걸어온 길을 걷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구자욱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 때 "홈런이라는 게 치고 싶다고 칠 수 있는 게 아니다. 마음 같아선 100개라도 치고 싶다. 올해부터 스윙 궤도에 변화를 줬기 때문에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홈런수는 크게 신경쓰지 않지만 예년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자신감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미래가 보이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한 아주 중요한 시기다. 지난해와 똑같은 모습이라면 그저그런 선수에 그칠 수 있기에 조금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구자욱의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 경신은 올 시즌 활약의 일부에 불과하다. 앞으로 무엇을 더 보여줄지 기대되는 이유다. /삼성 담당 기자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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