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대약진이 만든 중위권의 '경부선 추격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7.03 06: 00

롯데 자이언츠의 대약진이 다시 혼돈의 중위권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그 대상이 공교롭게도 서울에 연고지를 두고 있는 팀들이다(LG, 두산, 넥센). 중위권 경쟁이 ‘경부선 추격전’ 구도로 형성됐다.
롯데는 지난달 24일 잠실 두산전부터 이달 2일 사직 NC전까지 6연승을 내달렸다(무승부 1회 포함). 6연승에 앞서 6연패를 당했던 시기만 하더라도 롯데는 수직낙하하며 중위권 경쟁에서 낙오하는 듯 했다. 그러나 롯데는 기적적으로 재도약에 성공. 다시금 중위권 대열에 합류했다.
현재 롯데는 현재 37승39패1무의 성적으로 7위에 위치해 있다. 8위인 한화와의 승차는 3경기 차이고, 9위 삼성과는 7경기, 최하위 kt와는 11경기 차이로 벌렸다. 대신 4~6위권 팀들과의 승차를 좁혔다. 6연승 이전이던 지난달 23일 기준, 롯데는 당시 4위였던 두산과 6.5경기 차이였고 6위였던 넥센과도 5경기 차이 이상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6연승을 달린 이후, 6위 LG와 0.5경기 차이로 바짝 따라붙었고, 5위 두산과 1경기 차, 4위인 넥센과도 불과 2경기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중위권 경쟁에서 충분히 해볼 만한 승차까지 좁힌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부산이 연고지인 롯데가 추격해야 하는 대상은 모두 경부선을 따라 올라가야 하는 서울 연고지의 구단들이다.
롯데가 6연승 이전과 같은 순위인 7위에 머물러 있지만, 순위표 이면에 숨겨진 롯데의 대약진을 설명할 수 없었다. 롯데는 지난달 24일 두산과의 경기에서부터 상승 기류를 만들었다. 당시 1-4로 뒤지고 있던 8회초 7개의 안타와 사구 1개를 묶어 대거 7점을 뽑는 빅이닝을 만들어내면서 8-4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튿날인 25일 경기에서도 4-2로 승리를 거두며 두산과의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이후 롯데는 이전과 다른 응집력과 집중력을 선보였다. 투타의 조화에 끈질긴 면모까지 보여주면서 경기 후반에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그라운드에서 표출했다. LG를 홈으로 불러들였던 지난달 27일에는 '무박2일'의 12회 연장 혈전을 벌이며 11-10으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고, 이튿날 역시 8-9로 뒤지던 연장 12회말에서 이대호의 동점 솔로포가 터지며 9-9 동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LG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는 우천 취소가 되면서 기력을 회복한 롯데는 악연이었던 NC를 상대로 시리즈 스윕에 성공하며 6연승을 만들었다. 그 결과 현재의 순위표가 만들어졌다.
롯데가 대약진을 펼치는 사이 중위권 경쟁을 펼치는 팀들의 분위기가 쳐진 것도 롯데가 포함된 중위권 구도가 안개 속으로 빠져들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두산은 타선의 핵심인 민병헌과 안방마님 양의지가 불의의 사구를 맞으면서 동시에 전열을 이탈했다. 또한 더스틴 니퍼트와 유희관 등 선발진이 삐걱거리면서 기세가 가라앉았다. 불펜진 역시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4연패에 빠지기도 하는 등 최근 10경기 2승8패로 부진하다.
LG도 롯데와의 ‘무박2일’ 혈투의 여파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며 주말 KIA와의 홈 3연전을 모조리 내주고 말았다. 믿었던 철벽 불펜진도 완전히 붕괴됐다. 최근 5연패를 당하며 심리적 저지선이었던 5할 승률까지 무너졌다.
넥센의 경우 꾸준히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급격하게 추락하지는 않고 있지만, 상승세로 상위권으로 치고 나가는 경우도 찾기 힘들다. 
물론, 롯데의 연승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롯데의 대약진으로 인해 중위권 레이스가 다시금 박진감 넘치는 양상으로 전개될 것임은 틀림없다. 오는 13일에 마무리되는 전반기까지 날짜로는 열흘, 경기로 따지면 9경기가 남았다. 롯데가 만들어 낸 중위권의 ‘경부선 추격전’이 전반기 레이스가 마무리 됐을 때 어떤 결말로 우리를 인도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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