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기승을 부리든, 폭우가 쏟아지든 넥센의 야구는 멈추지 않는다.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들며 기상상태가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넥센은 수원 kt위즈파크에서 개최된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와 3연전에서 폭우로 곤욕을 치렀다.
6월 30일 치른 첫 경기서 넥센은 15안타를 몰아치며 9-5로 승리했다. 1일 계속된 두 번째 경기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경기시각 한 시간을 남기고 폭우가 쏟아진 것.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던 선수들은 황급히 덕아웃으로 피신했다. 연일 격전을 치르고 있던 터라 양 팀 선수들은 우천취소가 나쁘지 않은 모양이었다.
2일 오전부터 수원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일찌감치 많은 비가 내렸다. 양 팀 관계자들 모두 우천취소를 예상할 정도였다. 넥센은 경기시작 두 시간 전까지 경기장 인근 숙소에서 대기했다. 경기가 취소될 가능성이 높은데 너무 일찍 나가서 체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 설령 경기가 취소된다 해도 넥센은 홈구장 고척 스카이돔으로 이동해 훈련도 가능했다. 컨디션 관리에서 타 구단에 비해 유리한 점이다.
김진욱 kt 감독은 “넥센이 참 부럽다. 비오는 날에도 고척돔에서 훈련을 할 수 있지 않겠나. 경기장도 실내다보니 시원해서 여름에 참 좋다”며 부러움의 눈빛을 보냈다.
공교롭게 오후 4시부터 빗줄기가 잦아들기 시작했다. 오후 4시 20분 경 넥센 선수들이 경기장에 도착해 몸을 풀었다. 다시 빗줄기가 굵어졌다. 마무리투수 김상수는 혼자 묵묵히 비를 맞으며 그라운드를 뛰었다. 동료들이 “김상수 참 대단하다! 운동장에 선수가 보이면 경기취소 안 된다”며 핀잔을 줘도 김상수는 멈출 줄을 몰랐다.
결국 경기는 10분 지연돼 오후 6시 10분경 시작됐다. 넥센은 3회 대거 4점을 뽑으며 조기에 승부를 냈다. 넥센이 5-1로 앞선 6회말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결국 경기는 넥센의 강우콜드승으로 끝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3일부터 전국에 걸쳐 일주일 간 장맛비가 지속될 전망이다. 타 팀들은 매일 기상상황을 살피며 선발투수들의 로테이션,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 등 살펴야 할 것이 많다. 반면 넥센은 4일부터 한화와 고척돔 3연전이라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장정석 감독은 “우천취소로 쉬었던 것이 선수들 컨디션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됐다. 자칫 우천취소가 계속되면 선수들이 경기감각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우리는 고척돔을 쓰기 때문에 그럴 일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웃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