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관계자는 지난 주말 KIA와 잠실 3연전을 앞두고 KIA 외국인 타자 버나디나를 잔뜩 경계했다. "버나디나는 시즌 초반 부진하다가 우리 상대로 타격감이 확 올라오더니 계속 잘 한다. 우리만 만나면 펄펄 난다"고 말했다. 우려는 그대로 현실이 됐다.
버나디나는 지난 5월 15일까지 35경기에서 타율 2할3푼5리, 출루율 2할9푼5리, 장타율 2할9푼5리로 평범했다. 10도루로 발 빠르고 외야 수비만 아니라면, 퇴출 위기가 거론되기도 했다.
입지가 불안했던 버나디나는 지난 5월 16~18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LG를 만나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당시 3연전에서 타율 4할1푼7리(12타수 5안타) 1홈런 4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스윕승에 기여했다. 4사구 3개도 얻어 3연전에서 출루율은 5할3푼3리나 됐다.
이후 버나디나는 계속해서 타율이 상승했고, 3할 타율까지 올라갔다. 버나디나는 7월 첫 주말 LG 3연전에서 'LG 킬러' 본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3연전에서 타율 5할3푼8리(13타수 7안타) 2홈런 5타점 8득점 2도루로 펄펄 날아다녔다.
6월 30일에는 1회 선제 투런 홈런을 터뜨리는 등 히트 포 더 사이클에 2루타 하나 빠졌다. 2일에도 1회 2사 후 안타로 출루해 선제 득점을 올렸다. 4-4 동점인 5회에는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해 2루 도루에 성공, 2사 후 김민식의 밀어내기 사구로 결승 득점을 올렸다. 5-4로 앞선 6회 쐐기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3안타 3득점으로 공격을 풀어갔다.
버나디나는 올 시즌 LG 상대로 12경기에서 타율 3할8푼8리(49타수 19안타) 3홈런 10타점을 기록 중이다. 9개팀 중 한화(타율 .481 4홈런 10타점) 다음으로 좋은 성적이다. LG 입장에서는 가장 뼈아픈 KIA 타자가 버나디나로 자리잡아 있다.
버나디나는 톱타자로 시즌을 시작해 지금은 워낙 타격감이 좋아 3번 타순에 있다. 테이블 세터가 출루해 밥상을 차리면 직접 해결사가 되기도 하고, 누상에 나가면 빠른 발로 배터리를 괴롭힌다. 4번 최형우와 뒤 타자들에게 찬스를 많이 제공한다. 3번타순에선 타율 3할2푼9리(70타수 23안타)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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