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전기차...이제는 지하 터널까지? 앨런 머스크의 종횡무진 행보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12월 18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LA)의 교통 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스타트업 기업 ‘보링 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평소에도 SNS를 즐겨 사용하는 머스크답게 자신이 거주하는 LA의 교통 체증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이후,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터널 파는 기계를 만들어 땅을 파기 시작했다고 밝힌 것이다.
혁신의 상징인 머스크라지만 허무맹랑한 소리라는 말이 많았다.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현실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예상됐다. 하지만 머스크의 추진력은 대단했다. 머스크는 지난 4월 TED강연에서 LA 도심 지하를 통하는 지하 터널 네트워크 건설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지하 터널 네트워크는 지상을 달리던 자동차가 엘리베이터 발판 위에 오르면, 자동으로 지하로 내려간 이후 최대 시속 200㎞로 목적지까지 자동차를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머스크는 “모든 과정이 컴퓨터로 제어될 것이다. 이동 과정이 전기로 제어되기 때문에 배기가스로 인한 오염이 없고 자율 주행 시스템 덕분에 운전자 과실에 따른 사고 위험이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실제로 LA에 위치한 스페이스 X 주차장 인근의 거대한 굴착 기계와 굴착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터널 입구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에릭 가세티 LA 시장이 직접 머스크 CEO의 구상을 언급하며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세티 시장은 6월 19일 LA 공항과 LA 도심 유니언스테이션을 연결하는데 머스크의 지하 터널 네트워크가 현실적인지 조사하고 있다고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밝혔다.
머스크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동차와 자전거, 보행자가 이용할 수 있는 터널 네트워크에 관한 LA 시장과의 유망한 대화를 나눴다“고 인정했다. 머스크는 ”지하 터널 네트워크는 기술보다 허가가 어렵다“고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머스크는 1일 트위터를 통해 지하 터널 네트워크의 비디오를 공유하면서 다음 주 내로 시험 가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1년이 지나지 않아 머스크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려고 한다.
머스크는 지하 터널 네트워크의 굴착 기계 이름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사무엘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따와 고도라 명명했다.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등장인물들은 고도를 영원히 기다리지만 오지 않는다. 머스크가 지하 네트워크 터널을 통해 대도심의 교통 체증을 해결하는 우리들의 고도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mcadoo@osen.co.kr
[사진] 엘론 머스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