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다시 돌아왔다. 한화가 팀 홈런 8위에서 2위로 놀라운 변화를 일으켰다.
한화는 지난 5월21일까지 시즌 43경기에서 팀 홈런이 30개로 10개팀 중에서 8위에 불과했다. 당시 기준 타율(.279)-출루율(.344)은 5위로 평균 위치였지만 장타율은 8위(.394)에 머물렀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한화는 팀 홈런 7-6-5-9-8-8-5위로 상위권에 위치한 적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5월23일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가 시작된 후 홈런의 팀으로 변모했다.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 34경기에서 48개의 홈런을 폭발, 독보적인 홈런 1위 SK(69개)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타율(.306)-출루율(.369)도 3위로 2계단 상승했지만, 장타율도 3위(.489)로 6계단 뛰어올랐다. 그 사이 팀 성적도 34승42패1무 승률 4할4푼7리 9위에서 16승17패1무 승률 4할8푼5리 공동 5위로 상승했다.
이 기간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가 13개 홈런을 터뜨렸고, 이성열이 8개로 뒤를 잇고 있다. 그 다음으로 정근우(6개) 김태균·김경언·하주석(이상 4개), 송광민(3개) 김원석(2개), 차일목·양성우·최재훈·김태연(이상 1개) 등 12명의 타자들이 번갈아 가며 홈런 퍼레이드에 합류했다.
특히 최근 14경기에서 무려 35홈런을 화끈하게 몰아쳤다. 이 기간은 SK(25개)마저 제치고 압도적인 리그 1위다. 지난달 16일 수원 kt전 시즌 팀 최다 6홈런을 폭발한 뒤로 3번의 5홈런 경기가 더 나왔다. 한 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이 무섭게 폭발한다. 막혀있던 홈런 혈이 뚫렸다.
간판스타 김태균은 이 같은 홈런 증가에 대해 "경기를 이기면서 선수들도 점점 자신감이 붙고 있다. 자신감이 생기다 보니 과감하게 스윙하고 있고, 좋은 타구들이 많이 나온다. 팀 전체로 어떤 기술적인 변화보단 이런 자신감이 큰 것 같다"고 심리적인 이유에서 변화를 찾았다.
이성열도 "다른 팀들이 홈런을 많이 치다 보니 우리도 조금은 자극받은 분위기가 없지 않았다. 홈런이란 것이 한 번 나오면 쭉 이어지는 게 있다. 우리가 홈런 타자들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1번부터 7번까지 꾸준하게 두 자릿수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들이 포진해있다. 초반에는 홈런이 적었지만 언젠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칠 사람이 못 친 것도 아니고, 못 칠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다"고 자신했다.
나카시마 테루시 타격코치도 최근 이 같은 타선의 반등에 대해 "타자들이 자신들이 해야 할 것을 확실하게 하고 있다. 이용규 등 몇몇 주축 선수들이 없는 상황에서 각자 선수들이 이를 커버하려는 분위기가 잘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규·송광민의 부상 공백에도 타선이 폭발 중이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들에게 '땅볼 말고 홈런 좀 쳐라'고 농담으로 말하곤 하는데 이렇게 계속 칠 줄은 몰랐다. 우리가 거포가 없는 것도 아니고, 이게 원래 우리 팀의 색깔이다.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겠지만 지금 이대로 계속 갔으면 좋겠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