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털어버린 이대호, 특유의 몰아치기 시작?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7.02 09: 05

이대호(35·롯데) 특유의 몰아치기가 시작되는 것일까. 부진의 시기를 훌훌 털어버린 이대호가 몰아치기로 팀 상승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대호는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11차전 경기에서 결승타와 홈런 포함해 5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9-5 완승과 5연승을 이끌었다.
이대호는 이날 팀이 2-3으로 뒤진 5회말 1사 1,2루에서 NC 이민호의 2구 137km 슬라이더를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는 9시즌 연속 100안타 기록을 만드는 홈런이기도 했고, 지난 29일 사직 LG전 12회말 동점 솔로포와 30일 NC전 쐐기 3점포에 이은 3경기 연속 홈런포였다. 아울러 5-5로 동점이 된 7회말 1사 1,3루에서는 좌전 적시타로 이날 경기의 결승타를 만들어내며 NC와의 위닝시리즈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사실 이대호에게 지난 6월은 부진과 구설수로 인해 좀처럼 어깨를 펴기 힘든 날들이 계속됐다. 6월 첫 16경기 동안 이대호는 단 1개의 장타도 날리지 못하면서 이대호라는 이름값에 스스로 먹칠을 했다. 이대호의 장타가 침묵하자 이 기간 롯데는 덩달아 분위기가 침체되며 6연패와 3연패 두 번 등으로 4승12패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롯데의 6월 초중반 추락에 팀 타선의 리더격인 이대호도 일정부분 책임을 통감해야 했다.
하지만 이후 6월20일 수원 kt전 2루타를 때려내며 장타 침묵을 깼고, 21일 수원 kt전에서는 6월 첫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부활의 조짐을 보이는 듯 했다. 이후 지난 28일 사직 LG전 8-9로 뒤진 12회말 극적인 동점 솔로포를 때려낸 데 이어 30일 NC전에서는 승부에 종지부를 찍는 쐐기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6월 마지막에 가서야 반등의 조짐을 보였다.
그리고 7월의 첫 날, 이대호는 다시 한 번 팀이 정말 필요로 한 순간 홈런포를 때려내고 결승타까지 기록하면서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음을 알렸다.
이대호는 지난 2010년 KBO리그 기록인 9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는 등 ‘몰아치기’의 대명사로 불리었다. 긴 시즌을 치러내면서 슬럼프의 기간을 피할 수는 없었지만, 이대호는 한 번 감을 찾기 시작하면 상대에서 살기를 느낄 정도의 몰아치기를 통해 자신의 클래스를 다시 회복하곤 했다. 아울러 이대호는 올 시즌 6월에는 예외적으로 다소 침체기를 겪었지만 2007년 이후 기록을 찾아보면 6~8월, 한 여름의 시기에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이대호는 2007년 이후 올 시즌까지 때려낸 161홈런(통산 240홈런)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79개의 홈런을 6~8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뽑아냈다. 그만큼 이대호는 여름에 강했고, 여름에 그 몰아치기가 힘을 발휘했다. 9경기 연속홈런 기록도 한 여름이던 8월 초에 작성된 기록이었다.
그동안 부침을 겪었던 이대호지만 이제 자신에 얹어진 부담을 털어내면서 서서히 자신의 감도 찾아내기 시작했다. 그는 1일 경기 후“그 동안 팀과 나, 모두 안 좋은 상황이 있었는데 그런 생각 때문에 더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이제 좋은 흐름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안좋은 기억은 떨치고 오늘처럼 좋은 모습 보여 드리겠다”고 말하며 굳은 결의를 전했다.
이대호가 살아나는 시기와 맞물려 팀 역시 최근 6경기 5승1무의 흐름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리고 이대호는 자신의 장기인 몰아치기를 시작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롯데와 이대호의 상승세가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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