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KIA, 임시 선발로 LG '외인 원투펀치' 제압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7.01 22: 12

그야말로 '되는 집'이다. KIA가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임시 선발 두 명으로 상대 '외인 원투펀치'를 모두 잡았다. 어금니가 빠져도 '잇몸'으로 버티는 모습이다.
KIA는 1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전을 10-4로 승리했다. 타선이 다섯 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으로 휘파람을 불었다.
이번 KIA와 LG의 3연전은 흥미로운 대결이었다. 타격에서는 KIA 쪽의 분위기가 좋았다. KIA는 지난 주말 2위였던 NC와 3연전을 모두 패하며 공동 1위까지 허용했다. 그러나 주중 삼성전을 싹쓸이하며 다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비결은 타격이었다. KIA는 세 경기서 46득점을 쓸어담으며 삼성 마운드를 폭격했다. 30일 잠실 LG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김기태 감독은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삼성 3연전 언급을 자제했으나 "타선의 집중력을 칭찬한다"라고 덧붙였다.

선발 매치업에서는 LG 쪽이 우세했다. KIA는 3연전 선발투수로 정용운과 임기준, 양현종을 준비시켰다. 반면, LG는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와 데이비드 허프를 차례로 낸 뒤 2일(일요일) 경기에 임찬규를 내세울 계획을 세웠다. 일요일 경기에서 양현종과 임찬규의 매치업이라면 KIA 쪽이 우세하지만 앞의 두 경기는 아니었다. 결국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 쉽지 않을 거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KIA는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30일 서전을 10-6으로 챙겼다. 로저 버나디나가 '히트 포 더 사이클'에 2루타 한 개 빠진 3안타로 맹활약했다. 주중 삼성 3연전 포함 네 경기 연속 팀 두 자릿수 득점. KBO 타이기록이었다. 헨리 소사는 5⅔이닝 7실점으로 고전했다.
선발투수 정용운 역시 칭찬할 만했다. 정용운은 2회를 제외한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그러나 4회를 제외한 남은 4이닝을 실점없이 틀어막았다. 주자가 나가면 피안타율이 더 떨어지는 특징이 유난히 돋보였다.
히지만 1일 경기는 얘기가 달랐다. 허프는 6월 5경기서 38이닝을 소화하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89로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반면, KIA의 선발은 임기준이었다. 냉정히 말해, 전날 선발투수 정용운보다 무게감이 더 떨어졌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얘기는 달랐다. 임기준 역시 전날의 정용운처럼 잦은 출루를 허용하고도 실점을 최소화했다. 5회를 채우지는 못했지만 2실점으로 허프와 균형을 맞췄다. 허프는 결국 7회 2실점하며 이날 경기 7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벤치는 매주 선발 로테이션에 따라 주간 성적을 재단한다. 에이스가 등판하는 경기에는 총력전을 펼치지만 4~5선발의 경기에서는 '무조건 승리'를 노리지 않는다. 게다가 KIA의 정용운과 임기준은 기존 선발투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투입된 임시 선발이다.
그럼에도 상대 외인 원투펀치를 제압하며 위닝 시리즈를 확보했다. 이번 시리즈 전까지 정용운과 임기준의 프로 통산 승수를 합쳐도 3승에 불과했다. 반면, 소사와 허프의 승리를 더한다면 무려 64승에 달했다. 이름값에서 몇 배 이상 밀렸음에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셈.
내일(2일)은 전국적으로 폭우가 예보된 상황이다. 만일 경기가 연기된다면 KIA로서는 다음주 시작을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로 맞이하게 된다. 경기가 열리더라도 에이스 양현종을 내세우니 밀리지 않는다.
KIA에게 이번주는 여러 모로 팀 선두 질주에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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