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으로 땅볼 치지 말고 홈런을 치라고 하는데…".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1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최근 무섭게 폭발하고 있는 홈런 페이스에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 감독대행은 "선수들에게 따로 주문한 건 없다. 농담으로 땅볼 치지 말고 홈런을 치라고 하는데 계속 치고 있다. 요즘 우리 선수들이 참 잘한다"고 칭찬했다.
이 감독대행의 미소는 이날 경기에도 계속 됐다. 1회 첫 공격부터 김태균이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두산 선발 이영하의 4구째 바깥쪽 높게 들어온 128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5m, 시즌 9호 홈런. 이어 이성열도 이영하에게 비거리 135m 대형 중월 솔로포로 기세를 이어갔다.
1회에만 홈런 2방이 터지며 4득점으로 기선제압한 한화는 2회에도 1사 2루에서 정근우가 이영하의 초구 가운데 높게 들어온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124km 슬라이더를 비거리 110m 투런포로 장식했다. 시즌 9호 홈런. 정근우는 최근 10경기 홈런 4개로 장타 본능을 이어갔다.
3회에도 한화의 홈런 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가 이영하의 3구째 바깥쪽 높게 들어온 145km 직구를 밀어쳤고, 타구는 총알 같이 우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 125m, 시즌 21호 홈런.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으로 기세를 올렸다.
두산은 투수를 이영하에서 좌완 이현호로 바뀌었지만 또 홈런을 맞았다. 이성열이 이현호의 2구째 바깥쪽 142km 직구를 밀어쳐 비거리 110m 좌월 솔로로 연결했다. 개인 통산 6번째 연타석 홈런으로 시즌 11호포. 로사리오와 함께 한화의 시즌 3번째 백투백 홈런까지 만들었다.
한화의 5홈런 경기는 올해 4번째. 지난달 16일 수원 kt전 6홈런, 18일 수원 tk전 5홈런, 22일 대전 넥센전 5홈런에 이어 이날도 5개를 몰아쳤다. 최근 14경기 사이에 벌써 4번의 5홈런 경기. 이 4경기에서 한화는 모두 이겼다. 15득점-13득점-13득점에 이어 이날도 9득점을 퍼부으며 홈런의 힘을 과시했다.
이날 5개 홈런을 한 번에 추가한 한화는 역대 KBO리그 3번째 팀 통산 3600홈런을 달성했다. 원년 구단인 삼성(4332개)과 KIA(3884개)에 이어 역대 3번째. 한화의 한 경기 최다 팀 홈런은 7개로 1992년 7월 전주 쌍방울전(DH2), 2000년 6월2일 인천 SK전, 2002년 4월27일 대전 LG전까지 3차례 기록한 바 있다. /waw@osen.co.kr
[사진] 김태균(위)-로사리오(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