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대표하는 교타자 중 하나인 아오키 노리치카(35·휴스턴)가 투수 데뷔전을 가졌다. 성적은 썩 좋지 않았지만 큰 의미는 없었다. 오히려 자신과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아오키는 1일(이하 한국시간) 미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9회 투수로 등판했다. 휴스턴은 8회까지 4-10으로 크게 뒤져 패색이 짙었다. 여기에 이미 불펜투수 4명을 활용한 상황에서 다음 날을 생각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힌치 감독은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던 아오키를 투수로 올리는 이색 광경을 만들었다. MLB에서는 경기가 기울었다고 판단했을 때는 불펜투수를 아끼고, 팬들에게 서비스를 하는 차원에서 야수들이 마운드에 오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오키는 MLB 데뷔 후 투수로서의 기록은 없다. 우투좌타인 아오키는 이날 마운드에 서 최선의 공을 던졌다. 그러나 MLB 타자들에게 통할 구위는 아니었다. 체격이 작은 아오키는 마운드에서 유독 작아보였다. 결국 1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3실점을 하고 겨우 1이닝을 마쳤다. 구속은 대개 70마일 중·후반대(약 120km~125km)로 별다른 위력은 없었다. 체인지업이 기록되기는 했으나 힘 떨어진 빠른 공이라고 보는 게 옳았다.
첫 타자인 토리예스에게 볼넷을 내준 것에 이어 웨이드에게도 볼넷을 내줬다. 양키스 타자들이 집중을 하고 치려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였는데 워낙 공이 빠지다보니 치기가 어려웠다. 결국 카터에게 적시 2루타를 맞고 첫 실점을 했고 가드너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2점째를 내줬다. 이어진 1사 3루에서는 엘스버리의 내야 땅볼 때 1점을 더 내줬다.
그러나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요즘 가장 뜨거운 타자인 저지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휴스턴 팬들은 임무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아오키를 박수로 격려했다. 일단 선발에서 제외된 아오키는 투수로서 경기를 끝내고 내일을 기약한다. /skullboy@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