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커피 한 잔③] ‘비긴’PD “이소라, 자상하고 배려심 많아..신비한 사람”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7.07.02 09: 30

사실 이소라를 TV에서 보는 게 쉽지 않다. 노래를 듣는 것 또한 마찬가지. 이소라의 새로운 음악을 듣고 싶고, 그의 무대를 보고 싶은 팬들의 바람이 이어지고 있었는데 드디어 이뤄졌다. ‘비긴어게인’이 이소라 섭외에 성공한 것.
이소라는 대표적인 ‘외골수 아티스트’다. 한때 KBS 2TV ‘이소라의 프로포즈’로 꾸준히 대중을 만났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이소라를 만나는 것이 어려웠다. 그래서 대중에게 이소라는 ‘신비로운 가수’였다.
그런 그가 용기를 내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결정했다. JTBC ‘비긴어게인’ 출연을 결심한 것. 2013년 ‘이소라의 메모리즈’ 이후 4년 만의 고정프로그램인 데다 첫 리얼리티 예능 출연이었다.

팬들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가 없었다. 이소라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 노래하고 버스킹까지 한다니 팬들은 본방송만 손꼽아 기다렸다. 그리고 첫 방송에서 그의 히트곡인 ‘바람이 분다’를 비롯해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 등을 유희열, 윤도현의 연주 속에 들을 수 있었다. 그야말로 귀가 호강하는 방송이었다.
-이소라가 생각보다 말을 많이 하더라.
▲ 이소라는 섬세하고 프로페셔널한 면이 있다. 의외로 오디오를 가장 많이 채워주고 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활발했다. 나를 처음 봤는데 잘해주더라. 생각보다 자상하고 배려심이 굉장히 많다. 방송을 볼수록 확인할 수 있을 거다. 확실히 나로서는 녹화할수록 신비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초반에는 PD가 마음에 든다고 했는데 버스킹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아서 녹화가 계속될수록 나를 싫어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촬영 전후 이소라, 유희열, 윤도현에 대한 생각에 변화가 생겼는지?
▲ 이소라는 어려운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렇지만은 않았다. 잘해주고 전화도 자주 한다. 유희열은 주로 예능에서 많이 봤는데 음악 할 때 보여주는 진지함이 멋있다. 왜 이렇게 예능 MC로 많이 불려 다녔나 했는데 그 이유를 알겠더라. 잘 이끌어주는 면이 있다. 그리고 윤도현이 아니었으면 버스킹을 하기가 힘들었을 거다.
노홍철은 세 명의 조합이 신기한데 그걸 직접 느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호기심 많은 노홍철을 섭외했다. 세 명 섭외가 안 됐을 때 노홍철이 세 사람이 섭외될 리가 있겠냐고 했는데 막상 섭외되니까 흥분하더라.
-이소라, 유희열, 윤도현과 함께 여행하며 버스킹 하는 걸 지켜봤는데 어떤 뮤지션인 것 같나?
▲ 윤도현과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와 MBC 파일럿을 했었는데 윤도현은 내가 봤을 때는 노홍철이 긍정의 아이콘이라고 하는데 윤도현이 세상 진정한 긍정의 아이콘이다. ‘이렇게 성실하나’, ‘이렇게 착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윤도현이 아니었으면 버스킹을 시작도 못 했을 거라고 말한 게 버스킹을 하게 되면 쑥스럽기도 하고 주저하게 되는 상황이 있는데 윤도현이 ‘내가 로커니까 바람잡이 할게. 모객할게’라고 하면서 음악을 시작했다. 버스킹의 포문은 항상 윤도현이 열어줬다.
유희열은 음악을 잘하는데 대놓고 보여주는 걸 쑥스러워하는 사람 같다. 예능 MC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어 하는데 ‘비긴어게인’에서는 음악을 해야 한다. 장난치다가도 음악 하면 멋있다. 이소라는 버스에서나 연습할 때 아무렇지 않게 흥얼거리는데 스태프들의 귀가 녹을 것 같을 정도로 좋았다.
‘비긴어게인’은 내가 연출자로서 만들어가야 하는 프로그램인데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면 연출자가 아니라 그들의 음악을 듣는 사람이 돼있다. ‘세 사람이 합주하고 있네’라는 생각이 들면서 새삼스럽더라. 한국에서 이들이 연습하는 걸 보고 있으면 방송이긴 하지만 순간순간 신기하다.
-노홍철과 이소라의 케미스트리가 좋은데?
▲ 남매 같다. 첫 촬영 후 이소라가 노홍철 책방에 놀러 가고 노홍철도 이소라 작업실에 놀러 갔더라. 두 사람이 죽이 잘 맞는다.
-노홍철은 ‘비긴어게인’에서 어떤 역할인지?
▲ 노홍철은 음악인은 아니지만 동행하자고 제안했는데 세 사람이 노래하고 연주하는 걸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걸 좋아했다. 매니저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세 사람을 따라다니면서 얘기도 듣고 연습할 때 보고 때로는 노래해달라고 하는 그런 역할이다. ‘넌 가서 뭐하니’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지 스스로 롤을 찾고 있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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