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김원석의 깨달음, "내가 바보 같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7.01 10: 04

"이거 되겠다 하는 생각이었다". 
한화 외야수 김원석(28)은 지난 5월5일 대전 kt전에서 2루타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시즌 첫 4경기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후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간 재활한 김원석은 복귀 첫 선발 경기에서 멀티히트로 펄펄 날았다. "이거 되겠다"란 생각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런데 그 날이 김원석에게 독으로 작용했다. 멀티히트 이후 12경기에서 김원석은 28타수 2안타 타율 7푼1리 무볼넷 11삼진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그 사이 두 번이나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시즌 초반 활약이 신기루처럼 느껴질 정도로 답답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13일 1군 복귀 후 김원석은 시즌 초반 그 모습으로 돌아왔다. 1군 복귀 후 12경기에서 25타수 11안타 타율 4할4푼 2홈런 5타점 OPS 1.241. 삼진도 6개로 줄었다. 어느새 시즌 성적도 30경기 타율 3할1푼5리 23안타 2홈런 14타점 OPS .858로 올랐다. 
김원석은 "부진한 시기 혼자서 고민 많이 했다. 누구도 나한테 '못 친다, 잘 쳐라'고 한 적이 없었다. 나는 매일 그렇게 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며 "부상 복귀 후 선발 첫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친 뒤로 '이거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지금 생각해보면 제일 바보 같았다. 빨리 현실을 깨달아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시즌 초반 활약에 팬들의 기대치가 상승했고,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 너무 붕떠 있었다. 부진 끝에 2군에 내려간 뒤 마음을 비웠다. 초심으로 돌아가 김성래 2군 타격코치와 1대1 연습으로 변화를 모색했다. 김원석은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많은 연습과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두 번째 1군에 올라올 땐 마음가짐도 바꿨다. 그는 "2군에서 타격감이 괜찮은 상태에서 올라왔다. 그런데도 이전처럼 똑같은 전철을 밟으면 '난 1군에 올라와선 안 될 선수'란 생각을 하고 왔다. 두 번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며 "급하게 하지 말자는 마음이 컸다. 난 아직 모자란 선수이고, 연습에 계속 의존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달 30일 대전 두산전에서 6회 유희관에게 동점 홈런을 터뜨리며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한 김원석이지만 만족하지 않았다. "3할 타율은 아무 의미없다. 아직 안 좋다. 또 삼진 2개를 먹었다. 왼손 투수 공은 치고 있지만 오른손 투수 볼에는 부족하다. 스윙을 짧게, 힘을 덜어내는 방법을 연습해야 할 것 같다"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초심으로 돌아간 김원석에게 두 번 다시 바보 같은 생각은 없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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