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얼굴들이 한화 야구에 하나둘씩 튀어나온다. 서산 키즈들의 깜짝 활약으로 분위기를 바꾼 한화가 위기를 기회로 삼고 있다.
한화는 이번 주 4경기에 3승1패로 분위기 반등에 성공하고 있다. 외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모두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이용규와 송광민도 야수 쪽에서 빠져있다. 투타에 기둥 선수들이 없는 상황이지만, 새로운 젊은 피들이 전면에 나서 분위기를 확 바꿔놓았다.
한화가 이번 주 3승을 거둔 경기에서 선발투수는 김재영·김범수·강승현. 모두 시즌 개막 때 2군 선수들이었다. 불펜에선 이충호·서균이 나란히 1군에 데뷔했다. 이충호는 데뷔전부터 3점차 리드, 서균은 두 번째 등판부터 1점차 리드에 투입될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다. 파격적인 기용법이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새로운 선수들이 올라와서 잘해주고 있다. 한마디로 신선해졌다. 생동감이 넘친다"며 "서산 효과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서산에서 체계적인 훈련으로 잘 만들어진 선수들이 1군에 와서도 잘해주고 있다. 서산에 있는 코칭스태프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공을 돌렸다.
이 선수들이 처음부터 즉시전력이었던 건 아니다. 김재영·김범수·이충호·서균은 한화에서 지명돼 서산에서 적잖은 시간을 보냈다. 지난 2015년 8월 1군 투수코치로 올라오기 전까지 서산 육성군을 총괄했던 이상군 감독대행은 이들의 입단과 성장 과정을 직접 두 눈으로 보면서 서산 효과를 느꼈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범수나 충호는 입단할 때만 하더라도 공이 빠른 투수들이 아니었다. 140km도 안 나왔었다"며 "서산 훈련장에서 훈련으로 근력을 키우며 몸이 좋아졌다. 그러다 보니 스피드가 올라온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범수는 최고 150km, 이충호는 최고 147km까지 구속이 비약적으로 올랐다.
한화는 지난 2012년 11월 오랜 숙원이었던 2군 전용훈련장이 서산에 완공됐다. 2013년부터 5년째 2군, 육성군 선수들의 터전이 됐다. 육성은 단기간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수년간 서산에서 다듬어진 선수들이 이제야 하나둘씩 나오며 화수분 야구가 펼쳐지고 있다. 이상군 감독대행도 과감한 승부처 투입, 선발 기용으로 젊은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중이다.
2군 선수들의 활약은 1군 선수들 나아가 팀 전체에도 자극이 된다. 하주석은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경쟁이 계속되고 있고, 팀 전체에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말했다. 최근 2군에서 올라온 내야수 임익준도 "서산 선수단의 분위기가 아주 좋다. 2군 선수들이 1군에 올라가서 기회를 얻고, 또 좋은 모습을 보여줘 남은 선수들도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전했다.
2군 주력 선수들이 1군에 올라가며 공백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한화 퓨처스 팀은 최근 6연승으로 1군과 함께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시간이 되는 대로 또 서산에 가서 2군 선수들을 직접 보겠다"고 약속했다. 1~2군 선순환 구조로 한화 야구에 전에 볼 수 없던 활기가 넘쳐흐른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선수단(위), 이충호(아래).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