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연속 대기록 실패' KIA, 그래서 강하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7.01 05: 59

세 경기 연속 히트 포 더 사이클 눈앞에서 놓쳐 
그럼에도 네 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으로 연승 
KIA가 '히트 포 더 사이클' 선수 배출을 세 경기 연속 눈앞에서 놓쳤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점은 최근의 KIA가 얼마나 강한 지를 그대로 드러낸다.

KIA는 지난달 27일 광주 삼성전부터 30일 잠실 LG전까지 4연승을 거뒀다. 분명한 반전이다. KIA는 지난 주말 NC와 3연전을 모두 패했다. 그 3연전 전까지 선두 KIA는 2위 NC와 세 경기 차를 유지하고 있었다. 3연전 한 번에 그 승차를 모두 까먹고 '공동 선두'로 따라잡혔다.
그러나 KIA는 이번주, 달라진 모습으로 NC와 승차를 다시 1.5경기까지 벌렸다. 원동력은 분명 타격이다. KIA는 이번 주 치른 네 경기서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팀 네 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은 KBO리그 36년 역사에서 세 번째 대기록이다. 1일 LG전에 따라 새 역사를 쓸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KIA는 히트 포 더 사이클 달성을 번번이 놓쳐왔다. 시작은 28일 삼성전. 2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출장한 김주찬은 1회 첫 타석에서 우중간 3루타를 때려냈다. 2회에는 중월 2루타. 4회 범타로 물러났으나 5회와 7회에는 연속 단타를 만들었다. 히트 포 더 사이클까지 홈런 하나만 남겨둔 상황.
김주찬은 8회 1사 2루서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다. 김주찬은 삼성 이승현에게 날카로운 타구를 뽑아냈으나 우측 담장을 직격했다. 결과는 2루타. 약 1미터만 더 날아갔어도 담장을 넘겼을 타구였다. 지난해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초로 히트 포 더 사이클을 작성했던 김주찬은 두 번째 대업을 다음으로 미뤄야했다.
이튿날은 최형우 차례였다. 최형우는 29일 삼성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해 1회와 2회 연속해서 단타를 때려냈다. 이어 3회에는 타자 일순하며 두 번의 기회를 얻었고, 우중간 2루타와 가운데 담장 넘기는 투런포를 때려냈다. 이번에는 히트 포 더 사이클에 3루타 하나가 부족했다.
그러나 최형우는 6회 중견수 뜬공, 7회 볼넷으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걸음이 빠르지 않은 최형우이기에 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3루타 달성 가능성은 희박했다. 실제로 최형우는 프로 통산 1222경기서 3루타 10개만을 기록했다.
무대를 잠실로 옮긴 30일 LG전은 로저 버나디나 차례였다. 버나디나는 1회 투런 아치를 그린 데 이어 4회 선두타자로 나서 좌중간 담장 원 바운드로 때리는 3루타를 기록했다. 히트 포 더 사이클에서 가장 어려운 3루타와 홈런을 첫 두 타석에서 모두 달성한 상황이었다. 앞선 두 경기서 김주찬과 최형우가 실패했던 바로 그 홈런과 3루타를 때려낸 것이다.
버나디나는 6회 볼넷을 골랐고 7회에는 단타를 때려냈다. 2루타만 남은 상황. 하지만 버나디나는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선두타자로 등장해 2루수 땅볼에 그쳤다. KIA가 히트 포 더 사이클 달성을 세 경기 연속으로 놓치는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KIA는 최근 4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애당초 히트 포 더 사이클은 최소 4타석 이상 들어서야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다. 본인 혼자만 잘한다고 완성할 수 없다는 의미다.
KIA는 28일 20안타, 29일 29안타, 30일 12안타를 때렸다. 타자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많은 타석을 보장했다. 실제로 28일 김주찬과 29일 최형우는 여섯 타석, 30일 버나디나도 다섯 타석에 들어서며 대기록 작성 가능성을 높였다. 팀 동료의 도움 없이는 만들어내지 못하는 장면이었다. 버나디나는 30일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나 "다른 타자들이 워낙 잘 치고 있다. 기록에 도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라고 설명했다.
놀라운 타격 상승세로 연승의 휘파람을 분 KIA. 대기록 달성 기회를 세 번이나 아쉽게 놓쳤음에도 웃을 수 있는 이유다. 그리고 그것이 KIA 선두 질주의 원동력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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