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했던 롯데 자이언츠의 사직구장 NC전 연패 탈출이 화끈하게 이뤄졌다.
롯데는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10차전 경기에서 9-0의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사직구장 NC전 14연패를 탈출했다.
롯데는 NC와 관련해서 지독하면서도 부끄러운 기록들이 지난해부터 이어져오고 있었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올해 개막전 첫 경기까지 NC전 15연패를 당했다. 물론 개막시리즈에서 이 연패는 끝났다. 하지만 남아있던 것은 롯데의 사직구장 NC전이었다. 롯데는 약 2년 넘게 홈인 사직구장에서 NC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무려 14연패였다. 2015년 4월16일 이후 롯데는 NC를 상대로 홈에서 철저하게 눌렸다. 홈 팬들 앞에서 제대로 얼굴을 뜰 수 없는 낯뜨거운 경기들을 거듭했다. 올해 첫 사직구장 3연전이던 지난 4월 18~20일 경기 역시 스윕을 당했다.
하지만 이날 롯데 선수단은 더욱 끈끈했고 화끈하게 NC를 달라붙었다. 앞선 LG와의 주중 3연전 가운데 2경기를 모두 연장 12회까지 가는 혈투를 펼쳤다. 전날(29일) 우천 취소가 됐기는 했지만 피로의 여파는 남아있을 수밖에 없었는데, 롯데 선수단은 그런 기색을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 경기 전 훈련의 분위기는 하루 휴식을 취한 것이 큰 듯 보였다.
결국 이러한 분위기가 경기력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롯데는 선발 브룩스 레일리가 3번의 위기를 모두 극복하면서 7이닝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그리고 타선이 최대한 응집력을 발휘했다. 대포와 빅이닝이 적절하게 결합되면서 NC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1회말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전준우가 NC 선발 장현식의 3구 145km 빠른공을 받아쳐 중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홈런포로 선취점을 따냈다. 이후 레일리가 위기를 극복하면서 경기 분위기는 서서히 롯데 분위기로 넘어왔고 5회와 7회, 각각 홈런포가 포함된 4점의 빅이닝으로 경기를 종결지었다.
5회 2사 1루에서 황진수의 2루 도루로 2사 2루 기회를 잡았고, 문규현의 적시타, 그리고 손아섭의 적시 2루타로 2점을 추가한 뒤, 계속된 2사 2루에서 장현식의 132km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우월 투런포를 만들어내며 5-0으로 달아났다. 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침착하게 슬라이더를 받아친 것이 홈런으로 연결됐다.
그리고 6회 1사 1,2루에서 전준우가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더 달아났고, 계속된 1사 1,2루에서는 이대호가 NC 정수민의 149km 빠른공을 통타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쐐기 스리런 홈런포를 터뜨렸다. 이대호가 이날 승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나 다름 없었다.
이날 롯데는 9안타로 9득점을 만들어내는 응집력을 선보였다. 점수가 나야 할 때 적절하게 났고, 홈런포로 대량 득점 이닝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 어느 경기보다 화끈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롯데를 괴롭혔던 NC전 사직구장 징크스를 찝찝하게가 아닌 화끈하게 이겨냈다는 것이 롯데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성과라고 볼 수 있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