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레일리의 체인지업-투심, 위기+징크스 탈출 1등공신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6.30 21: 36

제구를 갖춘 결정구들이 위력을 떨치면서 경기의 위기, 그리고 자신의 징크스를 탈출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롯데 자이언츠 브룩스 레일리가 체인지업과 투심 패스트볼이 3번의 위기를 극복하고 징크스를 탈출하는데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레일리는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03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9-0 완승을 이끌었다.
레일리는 올시즌 NC전 3번의 등판을 가졌지만 모두 패전의 멍에를 섰다. 평균자책점은 8.40에 달했다. 또한 올 시즌 이전까지 통틀어서 NC전 6연패 사슬에 빠져있기도 했다. NC만 만나면 레일리는 한없이 작아졌다. 이러한 레일리의 NC전 약세를 피하기 위해서 당초 지난 29일 사직 LG전 선발 등판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우천 취소로 인해 결국 NC전 등판을 맞이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날 레일리는 이전의 징크스를 훌훌 털어버리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의욕적이었다. 또한 컨디션 역시 좋았다. 첫 2이닝, 6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NC전 에 대한 불안감을 경기 내내 떨쳐낼 수는 없었다. 3회부터 5회까지 절체절명의 실점 위기를 맞이했던 것. 그러나 이날 레일리는 다른 때와 같이 흥분하지 않았고, 마운드 위에서 평정심을 찾으며 타자들과 승부를 펼쳤다. 그 밑바탕에는 이날 제구가 괜찮았던 체인지업과 투심 패스트볼을 결정구로 활용한 부분이 있었다.
레일리는 3회초 손시헌에 볼넷, 지석훈과 김태군에 연속안타를 허용하면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상위 타선으로 연결됐기에 실점은 각오해야 했던 상황이지만, 실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삼진 혹은 땅볼을 유도하는 투구가 필요했다. 레일리와 강민호 배터리는 무사 만루 이종욱 타석부터 집요하게 몸쪽 승부를 펼쳤다. 그리고 그 구종은 투심 패스트볼이었다. 이종욱에게 투심 패스트볼만 6개를 던졌고 몸 쪽으로 꽂았다. 결국 이종욱의 방망이를 부러뜨리며 1루수 정면으로 향하는 힘없는 직선타를 유도했다. 한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여전히 만루 위기였다. 이번 역시 레일리는 우타자인 이상호를 상대로 다시 한 번 투심 패스트볼을 구사했다. 그리고 바라던 땅볼을 유도했다. 타구는 레일리 정면으로 향했고 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만들며 최대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산 넘어 산이었다. 4회에도 나성범에 2루타, 모창민에 안타를 허용해 1사 1,3루의 위기에 봉착했다. 타석에는 레일리에게 2홈런을 뽑아낸 바 있는 권희동이었다. 이번에는 이날 제구가 괜찮았던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택했다. 권희동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스트라이크 존에서 가라앉는 134km 체인지업을 던져 삼진으로 솎아냈다. 이후 손시헌에 볼넷을 허용했지만 지석훈에게도 역시 2B2S에서 132km 체인지업을 던져 포수 땅볼로 유도해 두 번재 위기를 극복했다.
5회에는 김태군에 2루타, 이종욱에 희생번트를 대주면서 1사 3루 위기를 맞이했다. 이번에도 결정구로 체인지업을 택했다. 1B1S에서 131km 체인지업을 던져 이상호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3루 주자를 묶었다. 수비들은 전진 수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박민우에게는 앞선 타자들과 달리 빠른공을 던져 다시 한 번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내면서 3번째 위기를 이겨냈다.
결국 레일리가 넘긴 삼세번의 위기가 타선에 자극제가 됐다. 타선은 레일리가 3번의 위기를 넘긴 뒤 맞이한 5회말 공격에서 대거 4점을 뽑아내면서 완승의 분위기를 유도했다. 레일리 역시 위기를 극복하면서 자신의 NC전 징크스까지 탈피해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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