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3승을 따낸 KIA 정용운(27). 그 비결은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이었다.
정용운은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전에 선발등판, 5이닝 4피안타 3볼넷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92개.
KIA는 12안타를 몰아친 타선을 앞세워 LG를 10-6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정용운은 시즌 3승(1패) 째를 거뒀다.
정용운의 투구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정용운은 이날 2회를 제외한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그러나 유주자시 피안타율 1할6푼7리(12타수 2피안타)로 효율적인 피칭을 자랑했다.
1회부터 위기가 찾아왔다. 정용운은 1회 선두 이형종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다. 후속 백창수 타석에서 김민식이 이형종의 도루를 저지했으나 정용운은 볼넷을 허용했다. 정용운은 이어 박용택의 번트 타구를 더듬으며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정용운은 후속 양석환과 정성훈을 연이어 뜬공 처리해 한숨 돌렸다.
2회는 삼자범퇴. 정용운은 3회 선두 오지환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후속 세 타자를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냈다. 팀이 3-0으로 앞선 4회는 정용운에게 '옥에 티'였다. 정용운은 양석환의 볼넷과 정성훈의 2루타로 한 점을 내줬다. 이어 채은성의 좌전 안타로 무사 1·3루, 정용운은 희생플라이로 한 점 더 내줬다. 그러나 후속 유강남과 오지환을 차례로 잡아내 추가 실점을 막았다.
정용운은 5회에도 1사 후 중전 안타를 내줬으나 후속 타자를 돌려세우며 이날 등판을 마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정용운의 피안타율은 1할9푼으로 준수했다. 27이닝을 던져 18안타만을 내줬다. 선발투수로 변신한 네 경기서도 피안타율은 1할9푼4리로 준수했다.
보통 1군 경험이 적은 투수들은 주자가 나가면 흔들리기 일쑤다. 물론 정용운은 지난 2009년 KIA에서 데뷔했으나 올 시즌 전까지 26경기 출장, 33이닝 소화에 그치며 1군 경험은 적었다.
그럼에도 정용운은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는 두둑한 배짱을 자랑한다. 이날 경기 전까지 정용운의 유주자시 피안타율은 1할9푼6리(46타수 9피안타). 주자 없을 때(.184)와 견줘 크게 밀리지 않는다. 득점권에서도 피안타율 2할3푼5리로 선전했다. 유주자시 피OPS(출루율+장타율) 역시 0.604로 준수했다.
리그 평균과 비교하면 정용운의 배짱은 더욱 돋보인다. 올 시즌 KBO리그 피안타율은 2할8푼3리, 피OPS는 0.779. 그러나 유주자시 피안타율은 2할9푼3리, 피OPS는 0.809로 소폭 상승한다. 득점권으로 범위를 좁히면 피안타율은 2할9푼5리, 피OPS는 0.837까지 뛴다. 정용운의 남다른 배짱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도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12타수 2피안타를 기록한 정용운은 시즌 유주자시 피안타율을 1할9푼까지 끌어내렸다.
위기일수록 강해지는 정용운. KIA 마운드에 보배가 나타났다. /ing@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