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유희관, 더 이상 한화 킬러 아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6.30 22: 24

'한화 킬러' 유희관은 없었다. 
두산 좌완 투수 유희관(31)은 한화 킬러 투수로 유명하다. 지난 2009년 프로 데뷔 후 한화전 통산 20경기(14선발)에 10승을 거뒀다. 그 사이 한 번도 패전을 기록하지 않았다. 불패 행진에 평균자책점 2.89. 한화에 천적도 이런 천적이 없었다. 
유희관에게 수없이 당한 한화이지만 올해는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첫 대결이었던 지난 4월1일 잠실 경기에서 유희관은 5⅓이닝 4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두 번째 승부였던 지난 1일 대전 경기엔 승리투수가 됐으나 7⅔이닝 6실점으로 한화전 최다 실점을 허용했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30일 두산전을 앞두고 "올해는 유희관에게 점수를 뽑았다. 우리 투수들이 그만큼 점수를 주는 바람에 승률이 낮긴 하지만, 유희관 공을 못 친 건 아니다. 요즘 우리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다. 유희관도 잘 공략할 것이다"고 자신했다. 
이상군 대행의 자신감은 틀리지 않았다. 1회 첫 공격부터 1번 정근우가 좌측 2루타로 출루한 뒤 하주석이 우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3구째 바깥쪽 124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 시즌 8호 홈런. 전날 7회 마지막 타석에 이어 연타석 아치였다. 
1회 2득점 이후 2~3회에는 1안타에 무득점으로 물러섰다. 그 사이 두산에 5점을 빼앗기며 2-6으로 뒤졌지만, 한화 타선이 유희관을 가만 두지 않았다. 4회 선두 윌린 로사리오가 유희관의 4구째 바깥쪽 높게 들어온 130km 직구를 걷어올려 비거리 130m 대형 솔로포로 연결했다. 시즌 20호 홈런. 
게속된 4회 유희관은 이성열과 허도환에게 몸에 맞는 볼을 2개나 허용했다. 그 사이에 김원석에게 좌측 2루타까지 맞으며 만루 위기를 초래했고, 최진행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내줬다. 5회에도 하주석에도 우측 3루타에 이어 김태균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또 1점을 내준 유희관은 6회 첫 타자 김원석에게 던진 초구 120km 체인지업이 공략 당해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6-6 동점. 4점 리드가 순식간에 따라잡혔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어진 6회 양성우와 임익준에게 안타를 맞은 뒤 정근우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7점째를 빼앗겼다. 유희관의 한화전 개인 최다실점 기록. 최고 130km 직구(45개) 체인지업(27개) 슬라이더(13개) 커브(8개)를 구사했지만 구종을 가리지 않고 공략 당했다. 총 93개 공을 던졌는데 그 중 스트라이크가 54개로 비율(58.1%)이 60%를 넘지 못할 정도로 제구가 되지 않았다. 
7회초 두산이 동점을 만든 덕분에 패전 조건은 면했지만 올해 한화전 3경기 평균자책점은 7.58. '한화 킬러' 유희관의 위용이 온데간데 없어졌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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