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포 더 사이클' 달성을 눈앞에 뒀던 KIA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33)가 2루타 하나가 부족해 실패했다. 그러나 잠실야구장을 휩쓰는 사이클론(Cyclone, 태풍) 같은 활약으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버나디나는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전에 3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장, 4타수 3안타(1홈런) 1볼넷 2타점 4득점 1도루으로 맹활약했다. KIA는 버나디나를 앞세워 LG에 10-6 승리를 거뒀다. 최근 4연승의 맹위로 단독 선두 자리를 굳혔다.
버나디나의 방망이는 1회부터 불을 뿜었다. 버나디나는 0-0으로 맞선 1회 1사 2루서 상대 선발 헨리 소사의 초구 슬라이더(135km)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정도로 큼지막한 직선타성 타구였다. 시즌 12호 아치.
버나디나는 2-0으로 앞선 4회 선두타자로 나서 담장 원 바운드 3루타를 때려냈다. 양상문 LG 감독이 나와 원 바운드로 담장을 넘긴 2루타가 아니냐고 어필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버나디나는 후속 최형우의 내야 땅볼 때 홈을 밟아 리드를 3-0까지 벌렸다.
히트 포 더 사이클에서 가장 어렵다는 3루타와 홈런을 첫 두 타석에서 모두 달성한 상황. 버나디나로서도 대기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버나디나는 6회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골랐다. 풀카운트 상황에서만 파울 타구 두 개를 만들며 안타 욕심을 냈으나 볼넷이었다. 그러나 이 볼넷은 KIA 6회 3득점의 불씨였다.
7회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선 버나디나는 볼카운트 1S에서 상대 두 번째 투수 최성훈 상대로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버나디나는 후속 최형우 타석에서 2루를 훔친 뒤 좌전 안타 때 홈을 밟았다. KIA의 8-2 리드.
버나디나는 9회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는 윤지웅. 이날 잠실야구장을 KIA팬들 모두가 2루타를 바랐던 상황. 3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KIA팬들도 늘상 외쳤던 "버나디나 안타" 구호 대신 "버나디나 2루타"를 외쳤다. 그러나 버나디나는 윤지웅의 2구를 받아쳐 2루수 땅볼에 그쳤다. 물론 이날의 주인공이 되기에 한 치의 부족함이 없는 활약이었다.
올 시즌 KBO리그 3호이자 통산 24호, KIA 프랜차이즈 두 번째 히트 포 더 사이클의 대기록은 퍼즐 한 조각이 부족해 완성되지 못했다. 그러나 버나디나는 타격으로, 발로 잠실을 휩쓸며 폭풍같은 활약을 선보였다. /ing@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